자기비하 대신 자기객관화를 하자
2024년, 많은 사람들을 울린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 2>. 나의 감정들이 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눈물이 난다.
인사이드 아웃 2에서는 라일리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감정들이 이사를 온다. 불안이, 부럽이, 수치심, 따분이. 인사이드 아웃 1에서 눈물 담당이 빙봉이었다면, 인사이드 아웃 2에는 이렇게 새롭게 만난 '불안이'가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불안이는 목표를 위해 플랜 A to Z를 짜놓는 '파워 J'로, 이 계획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패닉 상태에 빠져버리고 만다. 불안이는 계속 어긋난 계획을 바로잡느라 더 큰 사고를 치며 본의 아니게 작중 메인 빌런이 된다. 그렇지만 '숨겨진 빌런'이 있다. 바로 '부럽이'다.
부럽이는 자그마한 체구에 커다랗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귀여운 외모를 가졌다. 이에 가려져서 그렇지, 부럽이가 눈을 빛내며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섬뜩하기 이를데없다.
불안이는 사실 작중에서 빌런 포지션이긴 했지만, 정확히는 걱정이 많은 부모님과 비슷하다. 어찌 됐든 라일리 자체만을 바라보며 라일리에게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먼저 떠올리고 도와주려고 애쓴다. (문제는, 폭주할 경우 일어나지 않은 문제들을 라일리의 지금보다 더 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이지만.)
라일리를 바라보는 불안이와 달리, 부럽이의 반짝거리는 눈이 향하는 곳은 라일리의 내면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다. 라일리의 장점보다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데 라일리가 갖고 있지 못한 걸 찾아내는 것을 더 잘한다. 부럽이의 본능인 다른 사람과의 비교는 불안이의 폭주를 부추기고, '자기비하'(Self-deprecation)라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부럽이를 보고 있으면 자기계발에 중독된 사람들이 떠오른다. 흔히 말하는 '갓생' 열풍.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훌륭하지만, 때로는 "왜 나만 뒤처지는 것 같지?"라는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결국 나를 진짜 나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기준에 끌려다니게 만든다.
물론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항상 나쁜 감정만은 아니다. 사실, 부족함을 인식하는 것은 성장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친 겸손',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질 때는 조심해야 한다. 자기객관화와 자기비하는 다르다.
부러움은 그 이면을 알지 못하면 결핍으로 변해 내면을 잠식한다. 누군가가 부럽다는 감정을 느낄 때 왜 내가 저 사람이 부럽지?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부러움이라는 신호를, 나의 순수한 욕망과 목표를 진단할 수 있는 도구이자 실마리로 보는 것이다.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는 1편도, 2편도, 감정을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일깨워주는 영화다. 우리의 불안과 부러움은 나를 고통스럽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행복과 성장을 위해 오늘도 그들은 최선을 다해 조이스틱을 잡고 있다.
1. 부러움을 느낄 때 질문하기 : “왜 내가 저걸 부러워하지?”
2. 나의 '자원' 찾기 : 나의 모든 것이 나를 도와주는 '자원'이 된다. 내가 타고난 능력이 아니더라도, 내가 평소에 갖고 있는 습관도 자원이 될 수 있다. 이를 인식하고 리스트업해보자.
3. 하루 끝, 감정에게 감사하기 : 오늘 내게 가장 도움을 준 감정이 무엇인지 떠올려보고 고맙다고 말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