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넘버, 희망을 노래하다
2024년은 뮤지컬이 빵 뜬 해였다. 이에는 빵송국의 <뮤지컬 스타> 유튜브 영상이 한 몫 했다. 올해 '쥐롤라'가 엄청난 히트를 쳤긴 했지만, 3년 전에 시작된 콘텐츠였다. 코로나 무렵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겠다는 기획으로 출발한, 이 콘텐츠의 부제는 '희망을 노래하다'.
희망이 필요한 때이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일에 몰두해도 걱정과 불안, 분노와 울화통이 치미는 요즘.
매일 출퇴근 때 듣는, 뮤지컬 '시라노'의 넘버들을 한 자 한 자 적어본다.
뮤지컬 '시라노'
아무도 없는 이 길
가야 한다면 가야겠지
앞이 보이지 않아도
당당히 걸어가리
승리도 패배도
다 내 몫이니 늘 그렇듯
기꺼이 맞서리라 홀로
세상이 날 짓밟아도
별을 쫓아 나는 가리
콧대를 높이 치켜들고
내가 선택하고 있는
진실하고 강한 빛을
굳게 지켜내야 하니까
거친 광야 속에서
이슬 맞으며 잠을 자고
날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는 길이겠지
날 할퀴는 사람도
전쟁과 운명도
난 두렵지 않아
이대로 난 앞으로
나아가리 나아가리
홀로
뮤지컬 '시라노'
비굴하게 안쓰럽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눈감고 귀를막고
숨막힌 채 모른척 할 순 없다네
눈치보며 시를 끄적이며
구걸하듯 살게 두지 않아
한겨울에 비바람이 거칠게 휘몰아쳐도
위대한 거인들과 맞서리라
거짓으로 위선으로 무뎌진 심장을 깨워
비겁한 족쇄를 벗고 거인과 맞서리라
날렵한 펜과 날쎈 칼은
최고의 든든한 동료
시를 쓰고 전투를 할 땐
무한한 영감을 선사하니까
허나 칼로 펜을 꺾으려는 자
결코 용서하지 않으리
자유로운 불꽃처럼 독수리 날개짓처럼
위대한 거인들과 맞서리라
고결한 달빛이 되어 죽은 밤을 밝히리라
나라는 친구 미지의 운명이여
어서 오라 날 배신해도
지옥 끝에서 웃어주마
진실한 강한 영웅 최후의 승잔 나니까
저 하늘이 날 버려도 이 육체가 소멸해도
내 영혼만은 영원히 숨쉬리
바위같은 걸음으로 빛나는 용기를 품고
혼자라도 한 걸음 한 걸음 가야만 해
백명이든 천명이든 고통이든 파멸이든
무엇이든 다 데려와
세상 모든 거인들과
맞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