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처음에 남자와 여자는 自然數(자연수)로 만났지. 가장 순수하고 소박한 그런 숫자 말이야.
그는 무한한 자연수의 갯수 중 유일했어.
2-때론 서로의 우연한 공약수에 뛸듯이 기뻐하고 또 때로는
최대공약수라는 허상을 찾아내느라 혹은 만드느라 애쓰던 시간들.
3-나는 자연수이지만 약수이기도해.
나머지 없이 나눌 수 있었던 날들.
내 마음엔 나머지 값은 없거든.
슬쩍 한발을 뒤로 빼는 비겁한 일따윈 없으니까. 그건 나의 實數(실수)!
4-그치만 당신은
언제나 의뭉스러운 말줄임표 같은
소수점 뒤 몇자리가 여분으로 넉넉히 있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5-썬팅이 짙게 된 쇼윈도 안에서,
반올림을 할지 말지 망설여 대는 꼴이 영 우수운.. 사실, 너의 정체는 有理數(유리수)
6-어쩌면 내게 나누워 줄
소수점 뒷자리 같은건 애초에 없었는지도 몰라요.
10-언제가 부터 마음은
부자유스럽게 절룩이고 있었어.
느껴 본 사람은 알거야.
안개 낀 터널을 홀로 외롭게 걷는
불안과 초조.
앞으로 살아갈 공배수에
우리의 최소공배수 마져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을까?
12-이제, 나는 整數(정수).
15-너는 이제
1과 자기 자신밖에 없는 素數(소수).
20-남김없이 주는 진실된 사랑은 있는가?
귀가 순해져 모든 말을 이해 할 수 있다는
나이 耳順(이순)이 오면 알게 될까?
而立(이립)을 훌쩍 넘기고도 사랑은 여전히 어렵다. 서른이 마음이 확고하게 서서 움직이지 않는 나이라는 건. 명백한 공자의 대국민 구라.
30-안녕 가엾은 내 사랑, 無理數(무리수)에 갇혔네.
60-π 3.1415926535897932384626433832795028841971...∞
*60(육십)은 59보다 크고 61보다 작은 자연수이다.
*60은 합성수로, 그 약수로는 1, 2, 3, 4, 5, 6, 10, 12, 15, 20, 30, 60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