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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녕 Jan 11. 2024

모 아니면 도, 아니고 모인데 도 (1)

대룡씨의 입체성과 의식의 흐름

(1) 외향적이지만 내향적인 대룡씨


대룡씨는 새로운 사람 만나는 일이 어렵지 않아요.

대룡씨는 낯을 가리지 않아요.

처음 본 사람과의 대화를 주도할 수 있고,

잘 모르는 사람과 사적인 얘기를 나누는 게 불편하지 않고,

때로는 그 상황을 즐기기도 해요.

대룡씨의 MBTI는 E예요.


하지만 대룡씨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앞으로 이어지지 않을 관계라면 굳이 만날 필요가 없는 것 같고,

앞으로도 이어질 관계라면 서로를 알아가고 연락하고 만나는 과정이 귀찮아요.


하지만 대룡씨는

누구나 사람을 만나기 위한,

그리고 사람을 만나서 잘 지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살아갈 수는 있겠지만 그 삶이 사람답게 사는 삶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니까요.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면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인 것은 신이 내린 저주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결국 사람 때문에 행복해지고 사람 때문에 불행해지잖아요.


대룡씨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감정에 힘이 있다면 행복보다는 불행이 더 힘이 세다고 생각해요.

굳이 따지자면 사람이 사람 때문에 행복하게 살 가능성보다는 불행하게 살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결국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인 것은 저주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인 것은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대룡씨는 우리 모두가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손을 잡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

어디서든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혹은 단 한 명이라도 더 있다면,

사회에서 일어나는 슬프고 때로는 끔찍하기까지 한 일들의 결말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서로에게 조금 더 너그럽고,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해요.


여기에 쓴 제 생각들은 모두 진심이에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룡씨는 T발이입니다.

게다가 대룡씨는 주로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어요.

그래서 이 글을 읽고 계신 F 여러분들께 부탁합니다.


F 여러분,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


저는 적어도 세상이 더 추워지지는 않도록,

사회적 F력을 조금 더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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