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위기는 있다. 그러나...

그날의 선택이, 그가 스스로를 다시 믿게 만드는 작은 시작이 될 것이라는

by 박승일


[들어가는 말] 지난주 제 1화, 한 사람의 첫 직장, 그리고 한 번의 판단 에 이은 2화입니다. 5화 이후에 새로운 사람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누구에게나 위기는 있다. 다만 그 위기는 늘 가장 버거운 순간, 가장 방심한 틈을 비집고 찾아온다.


후배는 발령을 취소해 달라는 이의신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서류를 제출하는 동안 그는 최대한 담담한 얼굴을 유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건물을 나서는 순간,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무거워졌을 게 분명하다.


경찰관으로 근무한 지 2년 남짓. 이제야 겨우 조직의 흐름을 이해하고, 현장의 리듬에 몸이 맞아 간다고 느끼던 시점이었다. 그에게 이번 발령은 단순한 근무지 이동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버텨온 시간, 견뎌온 밤샘 근무와 출동, 스스로를 다잡으며 쌓아온 자존감까지 한꺼번에 흔드는 일이었다.


후배는 경찰관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첫 차를 마련했다. 인천에 있는 집에서 서울까지의 출퇴근은 생각보다 훨씬 고단했기 때문이다. 경찰관의 하루는 늘 예측 불가능하다. 야간 근무가 끝나고도 바로 귀가하지 못하는 날이 잦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할 때도 많았다. 그 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그가 이 조직에 적응하기 위해 선택한 현실적인 방패였다.


나는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인사 발령에 대해 이의신청을 해본 적이 없다. 솔직히 말하면 ‘제도가 있으니 활용해 보자’는 생각보다, ‘괜히 찍히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먼저였다. 그래서 늘 마음속에 새겨온 문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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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24년차 현직 경찰관입니다. 범죄 예방을 위한 사건을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퇴근 후 좌충우돌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 한장과 함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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