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안에서 개인이 성장하는 순간'은 있다. 물론 그걸 잘 버틸때다.
후배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라디오를 켜지 않았을 것이다. 평소처럼 음악을 틀기에는 하루가 너무 길었고, 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 있었을 것이고, 신호대기 중에는 괜히 숨을 한 번 더 깊게 들이마셨을지도 모른다.
인사 발령에 대한 이의 신청 서류를 준비하고, 면담까지. 자신이 한 말 하나하나를 되짚어 봤을 것이다. 충분히 설명했는지, 혹시 더 솔직해도 괜찮았는지. 조직 안에서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도 처음으로 실감했을 것이다. 억울함과 체념, 그리고 알 수 없는 후회가 뒤섞인 감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날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신호대기 중에 길을 가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는 모습을 마주했을 때, 후배는 그전에 어떤 감정이었든 사람을 살리는 데 집중했고 그 순간만큼은 어떤 후회도 들지 않았을 것이다.
119구급차가 쓰러진 남성을 태우고 병원으로 떠난 뒤. 후배도 자신의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을 때,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제야 밀려오는 감정들이 있었을 것이다. ‘오늘 하루가 정말 현실이 맞나’라는 생각, 마치 모든 일이 한꺼번에 자신을 시험하는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하루에 이렇게 큰 사건을 두 개나 겪는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사람은 그런 날, 이유 없이 자신을 탓하게 된다. ‘왜 하필 오늘이지.’, ‘왜 이 모든 게 나에게 몰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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