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은향 May 17. 2024

힘드네요.

힘드네요.

아이들 가르친  교사라서

혹시라도 내 아이가 어긋난 행동으로

남의 눈밖에 날까 봐

"러지 마라, 그러면 안 된다"라는 말을

많이 내뱉은 것 인정해요.

그런데 한 놈은 그렇게 키운 부모님 덕분에

회사에서 언행이 바르다고

면접 볼 때부터 칭찬받아서

감사하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아하, 내 자식 잘 컸구나 했지요.


런데 말입니다. 

똑 같이 내 배에서  나온

다른 자식 한 놈이 그러네요. 

부부 교사 부모님 때문에 성장기 때

너무너무 엄청 힘들었다네요.

교육자라는 틀 속에서 가정교육이라고

하다 보니 정해진 프레임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싶나 봐요.


그동안 말을 안 해서 몰랐어요.

학교 결석 안 하고

사회생활도 잘한다 싶었는데

어느 날 문득 대화의 물꼬를 트다가

불쑥 그러네요.


그래

나 부모 노릇 참 못했구나 싶어서

니 자식은 자유분방하게

키워봐라  싶네요.


자식 노릇도 못했다 싶어서

가슴이 무너질 때가 있는데

부모 노릇도 못했나 싶어서

마음이 서글프네요.


부모도 처음이었고

자식도 처음이었는지라

다시 기회가 오면

그 노릇들을

잘할 수 있을까요?

[내 마음이 힘들다.]





작가의 이전글 제주도 한달살이 마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