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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영민 Jul 07. 2021

누군가의 계획대로

주는 대로 먹는 식사, 누군가의 생각대로 움직이다

점심식사시간,

무얼 먹을까? 모든 직장인들의 최대 고민이다.

오늘 점심은 누구랑 무얼 먹을까.


어제는 김치찌개를 먹었으니, 오늘은 중국집에 가볼까

아무렇지 않게 식당을 들어서서 음식을 시킨다.

요즘 부쩍 속이 안 좋고, 더부룩함을 느끼고 있다.

유명한 연예인 김상중 씨는 1일 1식을 한다는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나도 조금씩 양을 줄여볼까.

이런 생각 중에 동료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음식 접시에 음식이 모두 비워져 있다.


우리는 그렇다.

자신의 양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나,

계획했던 일들을 잊곤 한다.


식당에 가면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주는 양만큼 대로 그대로를 다 먹어치운다.

평소 나의 양을 정확히 알지 못했기에,

주시는 대로 그대로 받아먹는다.






누군가의 계획 속에 살다



정부에서 내놓은 부동산 정책과 국회에서 새롭게 만든 법들.

언제 그런 법이 생겼는지도 모른 채, 새로 생긴 법을 부랴부랴 맞춰서 지낸다.

우리는 누군가의 계획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방문한 외할머니댁.

신기한 것이 하천 주변에 지어진 주택들의 모양이 모두 똑같다.

나중에 들어보니, 건축 설계비용을 아끼려고 모두 동일한 도면으로 지었다는 것이다.


아파트의 구조는 모두 비슷하다.

베란다 확장형이 유행이 되고 나서, 베란다가 축소되거나 없는 집들도 생겨났다.

주부 입장에서 베란다가 없으면 굉장히 불편하다.

그 불편함을 다 해소해줄 것처럼, 건조기 광고가 여기저기 눈앞에 아른거린다.




성공한 사람의 말.

누군가의 조언.

다들 그렇게 지낸다는 착각.


아파트의 구조를 보면서 나는 참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다.

각자 사람마다의 개성과 생활방식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우리는 이렇게 지을 테니 너희들은 들어와서 살아라.


하긴, 고객들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조언을 얻는다.

모든 전문가들만의 정보가 세상 곳곳에 드러나고, 이제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가 점점 없어지는듯하다.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계획대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누군가 길을 제시하고, 그 길로 가라고 이야기를 한다.

사람들이 그 길로 가지 않으면 길 끄트머리에 하나의 빛줄기를 내려주고,

그 빛을 희망이고, 미래라고 설명한다.



그러다가 많은 사람들이 그 길로 가고

사람들로 인해 길이 조금씩 더 다듬어지고, 튼튼해진다.



주변의 많은 길들 때문에,

가끔씩 내길을 잃어버리고,

내 양을 잃어버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잃어버리고 사는 게 아닐까.



내가 만드는 길을 매일 달라진다.

우리들의 생각이 매일 바뀌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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