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몽골에 있다.
일출이 보고 싶었다.
그래도 저녁에 신나게 논 친구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 알람 없이 일어나면 가고 아니면 말아야지 했는데.. 귀신같이 일어나 졌다.
아.. 참고로 게르는 지붕 가운데가 열려 있어 아침의
햇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물론 벌레들도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
지금 시간은 5시 45분, 일출 시간 6시 1분..
침낭에서 몸을 일으키고 조심조심 소리 내지 않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느껴지는 새벽 공기가 차다.
몽골 초원에서의 새벽..
몸을 돌여 주위를 보니 몽골의 드넓은 초원 사방팔방 내 시야가 닿지 않는 곳은 없었고, 그곳에 사람이라곤 나 하나 있다.
기묘하고도 자유로우면서
무섭고도 외로웠다.
그렇게 정신을 가다듬고 하늘을 보니 지평선 끝에서 태양이 뜨고 있었다. 한반도의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에서 사는 나에게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는 경험은 어색하다.
몽골의 태양은 한국의 태양과 같은 것일 텐데도 다르게 느껴진다. 태양이 가장자리 경계선이 계란 노른자처럼 명확하게 보인다. 그리고 사진을 찍었을 때 보이는 태양 주위 빛무리가 눈으로 확연하게 보인다. 신기한 건 태양과 가장자리의 빛무리가 명확히 경계를 가지고 보인다는 것이다. 분명 같은 태양일 텐데.. 어디서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보인다.
그렇게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계속 보고 있었다.
오만가지 생각과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떠오르는 태양은 항상 사람을 고양시키고,
열심히 살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비 왔던 어제를 뒤로 하고
오늘은 날씨가 맑을 것 같다.
오늘 나의 여행도 저 태양과 같이 봉긋하게 떠올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