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mu.wiki/w/GM%20EV1?fbclid=IwAR2WCLl7Pb61nVydgfvZ_beR_R1eblpGJj_YsLqSfelChnRSxYj_0EOun4w
나무위키에 소개된 90년대 GM의 전기차 EV1에 대한 글을 보고 지금의 기준에서 대중화되지 못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1.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단일 부품인 "배터리"의 기술 성숙도가 전기차의 구매 affordance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다. SLA(납축전지)와 NiCd(니켈 카드뮴)는 거의 초창기 2차 전지로, 에너지 밀도(무게)와 충방전 사이클, 방전율, 메모리 이펙트 때문에 전기차와 같은 고방전, 고에너지 밀도가 모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에는 부적합했기에 이를 적용한 전기차의 보급은 난망했을 거라 본다. 쓸만하지 않은 물건이 단지 이노베이터/얼리어답터의 신기술에 대한 희구만으로 대중화되긴 불가능하므로!
이후 NiMH(니켈 메탈 수소)가 개발되고 나서야 휴대폰, 휴대용 음향기기 등에 적용이 되어 장시간 사용 가능한 휴대기기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초기 하이브리드카도 NiMH로 제작되었는데, 결국 Li-Ion(리튬이온)이 보급되면서 비로소 2차 전지가 다방면에서 쓸만한 물건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따라서 현행 에너지 밀도의 2배가량 되고, 충방전 사이클도 대폭 향상된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또 엄청난 변화가...
2. 모터 기술은 초기 니콜라 테슬라가 발명한 교류 인덕션(ACIM)과 영구자석을 이용한 정류자형 직류모터가 오래오래 쓰이다, 70년대에 자속 밀도가 높은 NdFeB 자석과 파워 반도체(인버터)의 기술 성숙 덕에, 전류 제어를 통해 회전자계를 만들어 로터의 회전수와 동기화하는 BLDC(정류자 없는 직류) 모터에서 정점을 찍고, 현재까지 큰 변화 없이 사용 중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희토류를 줄이는 노력과 IGBT(SiC 등)와 같은 응답성 좋은 인버터를 적용해 효율을 95%까지 높이는 노력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모터 자체의 기본 구조는 고정자를 강철로 된 코어에 에나멜 선을 감아 만든다는 점에서 여전히 70년대 수준에서 크게 바뀐 게 없다. 만약 16개 이상의 모터가 들어가는 자동차에서 구조를 최적화 해 모터 무게를 절반 이하로 줄이면...?
여하튼 내연기관은 이미 물리적 한계에 다다를 만큼 기술 성숙도가 정점을 찍었다고 하지만, 모터와 배터리는 아직 갈길이 멀고, 할게 많다!
요즘 내연기관이 전기차로 바뀌어가는 것도 그렇고, 인텔의 x86이 저물고 ARM64가 빛을 보는 것도 그렇고... 과거의 거대 기득권 세력이 잘 준비된 후속 플레이어에게 자리를 내주는 세대교체(파괴적 혁신)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과도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참여해 뭔가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건 더욱 짜릿한 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