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저는 좋은 엄마가 아닙니다"

펩시 전 CEO '인드라 누이'의 고백

by 연승

세계적인 식음료 기업 펩시코(PepsiCo). 콜라뿐만 아니라 게토레이, 트로피카나, 치토스 등 수십 개의 브랜드를 거느린 이 거대한 제국의 수장은 여성이었습니다. 바로 인도 이민자 출신의 인드라 누이(Indra Nooyi)입니다.



그녀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 매년 이름을 올렸고, 펩시의 주가를 80%나 끌어올린 뛰어난 경영자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그녀는 늘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습니다. 학부모 참관 수업에 늦어서 선생님께, 늦은 퇴근 때문에 남편에게, 그리고 엄마를 기다리다 잠든 딸에게 말이죠.


오늘은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그녀가, 사실은 "슈퍼우먼은 없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하며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를 들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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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은 차고(Garage)에 두고 들어와라"

2006년 어느 날 밤, 인드라 누이는 벅찬 가슴을 안고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녀가 펩시코의 사장으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가족에게 가장 먼저 알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현관문을 열고 "엄마, 나 할 말이 있어요!"라고 외치자, 어머니는 대뜸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은 소식인 건 알겠는데, 우유가 떨어졌으니 나가서 우유부터 사 오렴."


그녀는 황당했습니다. "아니, 제가 사장이 되었다니까요? 우유는 남편 시키면 되잖아요!" 하지만 어머니는 단호했습니다. 그녀는 결국 투덜대며 우유를 사 왔고, 식탁에 털썩 앉았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그녀의 눈을 보며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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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사장이든 뭐든, 집에 들어오면 너는 아내이자, 엄마이자, 딸이다. 그 지위는 밖에 두고 와라. 왕관은 차고(Garage)에 벗어두고 들어오렴."


이 일화는 그녀의 인생철학이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수만 명을 지휘하는 장군일지라도, 문지방을 넘는 순간 그 계급장을 떼어야만 가족과 진심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그녀가 가정을 지킨 비결이었습니다.


"여자도, 남자도 모든 걸 가질 순 없습니다"

인드라 누이는 인터뷰에서 "Women can't have it all (여성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라고 말해 큰 논란과 공감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습니다.


우리는 흔히 '일도 완벽, 육아도 완벽, 내조도 완벽'한 슈퍼맘, 슈퍼대디를 꿈꿉니다. 하지만 그녀는 단언합니다. 그것은 불가능한 환상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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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곡예를 합니다. 아이 학교 행사를 놓치면 죄책감이 들고, 회사 일을 놓치면 불안하죠.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완벽할 수 없습니다. 대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덜 중요한 공'은 바닥에 떨어뜨릴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녀의 고백은 완벽주의에 지친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해방감을 주었습니다. "아, 펩시 회장님도 저렇게 힘든데, 내가 힘든 건 당연한 거구나."




직원의 부모님께 편지를 쓰는 회장님


그녀의 리더십은 따뜻함 그 자체였습니다. 어느 날 그녀가 고향인 인도를 방문했을 때, 친척들과 이웃들이 몰려와 그녀의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 딸이 펩시 회장이라니! 딸을 정말 훌륭하게 키우셨네요."

그녀는 깨달았습니다. '지금의 나를 만든 건 부모님의 희생이었구나. 우리 직원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미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책상에 앉아 펜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임원들의 부모님 주소를 알아내어 한 통 한 통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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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의 자녀는 우리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보물입니다.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귀하의 자녀가 펩시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제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이 편지를 받은 부모님들은 눈물을 흘리며 자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회장님이 내게 편지를 썼더구나. 너 참 좋은 회사 다니는구나."


연봉 인상이나 보너스보다 더 강력한 것이 바로 인정과 감사였습니다. 그녀는 직원들을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로 대우했고, 그 결과 펩시는 직원들이 가장 사랑하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어떤가요? 회사에서는 김 대리로, 집에서는 엄마나 아빠로, 또 누군가의 자녀로... 1인 3역을 소화하느라 정작 나를 잃어버리진 않으셨나요?


인드라 누이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왕관을 쓰고 자지 말라고. 그리고 가끔은 우유 심부름을 하는 평범한 생활인으로 돌아와 숨을 고르라고 말입니다.


오늘 퇴근길, 현관문을 열기 전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오늘 하루도 치열하게 버티느라 고생했어. 회사 일은 문밖에 두고, 이제 따뜻한 집으로 들어가자."


당신은 슈퍼우먼이나 슈퍼맨이 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그 모습 그대로, 당신은 이미 충분히 훌륭합니다.




독자에게 건네는 3가지 질문


1. 내가 쓰고 있는 '왕관'은 무엇인가요?

회사에서의 직함, 밖에서의 체면... 집에 들어갈 때 "차고에 두고 와야 할" 나의 무거운 짐은 무엇인가요?


2. 최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용서한 적이 있나요?

업무 실수를 했을 때, 자책하기보다 "그럴 수도 있지"라고 나를 안아준 경험이 있나요?


3. 우리 부모님, 혹은 직원의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볼까요?

인드라 누이처럼 거창한 편지는 아니더라도, 오늘 부모님께 "저를 이렇게 키워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문자 한 통 보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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