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막연함에서 오는 것
일단 업로드부터 하자는 생각으로 사진을 찍어 업로드를 했다. 숙소 사진을 업로드 하고나서, 나는 마치 시험을 끝낸 수험생 같았다. 모든 걸 다 쏟아냈으니 이제 결과만 기다리면 된다고 스스로를 달랬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며칠이 지나도 예약이 들어오지 않아 초초했다. 나는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사진도 잘 찍었기 때문이다. 알람이 오기를 몇 번이나 기대했는지 모른다. 새벽에도 무심코 휴대폰을 확인하고 식사중에도 계속 앱을 켜보았다. 가격이 잘못되었나 싶어 수정하기도 했고, 사진의 순서를 여러번 바꾸기도 했다. 그래도 예약이 들어오지 않는 날엔 주변 숙소는 어떻게 업로드를 했고, 가격은 어느정도로 책정했는지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업로드 후 5일이 지나서야 알람이 울렸다.
처음 “예약 확정” 문자를 받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휴대폰 문자로 뜬 한 줄의 메시지
짧은 한 줄 이었지만, 그 메세지는 나의 작은 공간을 공식적으로 ‘사업장’으로 선언해주는 증명서 같았다. 그 순간의 감정은 단순히 기쁨만은 아니었다. 사실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먼저 찾아왔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며칠 동안 머무른다니 혹시 ‘준비해놓은 물건을 가져가지 않을까?’,’집기를 파손하진 않을까?’, ‘낯선 서울에서 숙소를 잘 찾아올 수 있을까?’ 무엇보다, ‘내가 게스트를 잘 맞이할 수 있을까?’
이 공간은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시작점이자 하루의 쉼터가 되는 곳이었다. 책임감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내 어깨를 누르기 시작했다. 머릿속으로 수십 가지 상황이 그려졌다. 하지만 동시에 깨달았다. 결국 이 두려움의 근원은 ‘낯섦’이었다. 그 한 줄의 예약 문자는 단순한 통보가 아니라, 나라는 개인이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와 맺는 새로운 연결의 시작이었다.
돌이켜보면 첫 예약까지의 기다림은 단순히 시간이 흐르는 과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업가 정신’의 훈련이었다. 나는 그날 이후 사업장을 전혀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호스트이자 사업자가 아닌 ‘게스트’가 된 것이다.
벽지 색깔은 왜 그렇게 눈에 거슬리고, 벽에 걸어놓은 그림은 왜 그렇게 마음에 안들고 심지어 전등은 왜 그리 어두워 보이던지. 내가 게스트가 되어 숙소를 처음 보는 사람 처럼 꼼꼼히 훑었다. 그리곤 깨달았다. 내가 가진 가장 큰 두려움은 ‘내 공간이 남에게 부족해 보일까 봐’라는 것이었다. 게스트가 남길 후기가 곧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에서 오는 압박감이 밀려왔던 것이다.
다음장에서 살펴보겠지만, 나의 두려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첫 게스트들은 나를 훌륭하게 평가해주었고, 서울에서 특히 우리 공간에서 경험을 너무나도 행복해 했다.
에어비앤비를 시작한다는 건 단순히 숙소를 내놓는 일이 아니었다. 에어비앤비 사업을 초반에 이야기했던 ‘부업’ 개념으로 말하는 수 많은 강의팔이들이 존재하지만 그렇게 만만하게 봐서는 안되는 비즈니스다. 우리나라 이 땅에서 가장 사적인 공간을 세상에 공개하고, 누군가의 시선에 내놓고 그들에게 경험을 평가받는 일인 것이다.
시간이 지나자 차츰 설렘이 몰려왔다. 두려움을 넘어선 나는 비로소 사업가의 마인드를 얻게 되었고 플랫폼 안에서 ‘호스트’라는 단어가 주는 책임을 어께에 올려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