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시민박업
인테리어가 끝났다고 바로 영업을 시작할 수는 없었다. '드디어 사진 찍고 업로드한다', '우리 숙소가 문을 연다'는 기대감은 잠시일 뿐, 정식으로 외국인 도시민박업 허가를 받아야 했다. 관광숙박업 신고증을 가지고 구청에 가서 외도민허가를 받고 사업자 등록까지 마쳐야 했다. 절차만 놓고 보면 단순히 서류 몇 장 제출하고, 실사평가를 받으면 될 것 같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조건 하나하나가 까다롭고, 과정은 복잡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맞닥뜨린 거대한 벽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 바로 '허가'문제다. 처음엔 단순히 공무원들이 일부러 까다롭게 구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공부해 보니 도시만박업은 논란이 많은 분야였다. 외국인 관광객은 해마다 계속 늘어나는데,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에어비앤비 불법 숙소가 무분별하게 생겨났다. 사진만 찍어서 업로드하면 되는 쉬운 진입장벽에 허가 없이 업로드된 불법숙소가 80% 이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가격이 호텔보다 저렴하고, 체크인도 편리하다는 이유로 손님이 몰렸지만, 문제는 사고였다. 화제가 발생하거나 외국인 손님과 이웃 주민 간의 마찰이 커지면서 한 때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외국인 도시 민박업 허가 제도는 점점 더 까다롭게 강화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는 예전에 즉석판매제조가공업 허가를 받은 경험이 있었기에 과정이 아무리 복잡해도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자료 좀 찾고 조금만 발품 팔면 되겠지"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벽은 훨씬 더 높았다. 숙박업 허가는 반드시 공무원 실사를 거쳐야 하는데, 대부분 여기서 허가받지 못한다. 조건이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혹시 내가 괜히 시간낭비 하는 건 아닐까?'
여러 고민 끝에 나는 인허가 대행 전문가인 행정사에게 업무를 맡겼다. 99만 원 비용이 추가로 들었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수월할 거라 기대했다. 돈을 지불했으니, 행정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는 막연한 믿음에 취해있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공무원 실사 나오는 날 비가 굉장히 많이 쏟아졌다. 내 마음도 괜히 무거워졌다. 그런데 문제는 날씨가 아니라 준비 미흡이었다. 문고리가 기준에 맞지 않았고,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방마다 구비되지 않았으며, 소화기도 없었다. 행정사를 고용했음에도 이런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자문이 하나도 없었다. 더 충격적인 건 그의 태도였다. 그는 현장에 나오지도 않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공무원과 실랑이만 벌이다 끝내 허가가 반려되고 말았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무언가가 억울함인지 후회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첫 번째 실사 반려 이후 나는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준비했다. 사업계획서를 수정하고, 숙박업 조건에 맞도록 인테리어를 보완했다. 공무원이 요구하는 조항 하나하나를 꼼꼼히 체크하며 필요한 장비를 구매했다. 문고리를 교체하고, 일산화탄소경보기와 소화기를 구비하여 안전기준을 맞췄다.
열흘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같이 서류를 체크하고, 현장을 오갔다. 반드시 허가를 받아내야겠다는 각오가 있었다. 결국 두 번째 실사 끝에 허가를 받아낼 수 있었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없는, 정식 숙박업소로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그때의 안도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정말 기뻤다.
그런데 문제는 행정사에게 지급해야 할 99만 원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정작 행정사는 해준 게 없었다. 현장실사도 나오지 않았다. 당일 전화 한 통 한 게 다였다. 일은 내가 다 했다. 내가 기대했던 전문성도 없었다. 잔금 입금 후 남은 건 허가증과 불필요한 지출, 그리고 뼈아픈 교훈이었다. 당시 공무원이 내게 던진 한마디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혼자서 하시지 그랬어요"
그 말이 정답이었다. 누군가에게 일을 맡길 때는 대표자 즉 창업자가 스스로 모든 과정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용만 나가고 결과는 따라오지 않는다. 이번 경험은 단순히 99만 원을 잃은 사건이 아니었다. 앞으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어떤 태도로 일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 준 값진 수업이었다. 99만 원짜리 교훈은 평생의 자산으로 남았다.
"편하자고 사람을 고용하면 비용만 나갈 뿐이다. 결국 모든 책임은 창업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