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1개월 차, 전 직장에서 벌어진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1. 난장판인 프로젝트 중도에 합류해 수습하기
- 경력직을 뽑은 이유다. 고객사 입장에서 내가 언제 입사했는지, 업무 히스토리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중요치 않다. 아사리판에 진척 없는 프로젝트를 수습해야 하는, A기업의 담당자 a일 뿐이다.
2. 편의점 삼각김밥 입에 욱여넣고 출장 준비하기
- 배고프지 않아도 먹어야 한다.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미팅 때 꼬르륵 소리가 나고, 머리도 돌아가지 않는다. 퍽퍽한 밥알을 씹으며 명함을 챙겼는지 확인하고 출력물을 챙긴다.
3. 점심시간에 김밥 먹으면서 일하기
- 모두 식사하러 간 적막한 사무실에서 포장해 온 김밥을 먹는다. 단무지 씹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4. 자정 넘어 퇴근하기
- 그렇게 됐다. 내일 해라, 적당히 하고 가라는 팀장과 팀원들의 말에 괜히 부아가 난다. 수습할 사람이 아니면 다 조용히.
5. 연휴 전 날에 밥 굶고 야근하기
- 후, 그렇게 됐다. 조기 퇴근까진 아니라도 정시 퇴근은 할 줄 알았는데. 연휴 전 날엔 연차 쓰는 사람이 유독 많다. 적막한 사무실에서, 몇 안 되는 야근 동지들과 내적 친밀감을 나눈다.
6. 상급자의 연차 or칼퇴 지켜보기
- 이 아사리판을 만든 핵심 인물인 그를 아주 오래, 자주 생각한다. 내게 야근하지 말고, 주말에 출근하지 말라고 말하는 그 사람을.
7. 주말(연휴)에 일하기
- 입사 1개월 차, 주말(연휴)에 일했고 또 그럴 예정이다.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조기대선, 현충일, 추석과 한글날로 이어지는 긴 연연휴. 그리고 수없이 많은 토요일과 일요일.. 2025년엔 유독 공휴일과 주말을 지켜내지 못했다.
연휴(주말)에 출근하는 직장인의 마음엔 독기와 자기 연민이 남는다. 직장인은 정신승리를 위해 전투용 주문을 되새긴다. 나는 오늘도 갈려주지만, 갈린 만큼 단단해지고, 좆같은 오늘은 내 포트폴리오가 된다. 오늘 하루 알차게 배우고 챙기자. 이 좆같은 하루가 결국 내 무기가 되도록.
이 직장인의 끝은 과연 어떻게 될까. 프로젝트가 망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지만 호구 잡힐 생각도 없는 직장인. 전투용 주문은 과연 그를 얼마큼 지탱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