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고의 수출품 기축통화 달러
달러는 21세기 최고의 수출품이다. 한국은 돈을 벌기 위해 자동차와 반도체를 수출한다. 남미 국가들은 커피와 식용유를 수출한다. 유럽은 자동차와 항공기를 수출한다. 러시아는 에너지를 수출한다. 미국은 명목상으로는 석유와 셰일가스 같은 에너지를 수출한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왜 미국은 무역적자를 보면서도 무역을 진행하는 것일까.
답은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것에서 시작된다. 미국은 각 국가마다 일정 이상 달러를 보유하지 않으면 블랙리스트로 지정하고 금융 공격이든 무역 공격이든 반드시 보복한다. 각 나라 입장에서는 보복을 당하기 싫기도 하고 기축통화이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를 보유하는 것을 안전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리 나쁜 제안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미국 국채와 달러를 보유한다.
이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달러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달러 가치의 하락에 대한 리스크를 미국만 지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진다는 것이 문제다. 너무나도 불합리하다. 다른 나라도 금리를 인하하고 통화량을 늘리면 되지 않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터키 리라화를 보자. 최근 터키가 통화량을 늘리고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하지만 리라화의 가치는 1년 동안 반토막이 나버렸다.
하지만 미국의 달러는 2년 동안 역대급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이 기축통화의 불합리함이다. 이번 양적완화를 통해 전 세계에 달러가 미친듯이 늘어났다. 가치가 떨어진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가치가 떨어진 달러를 모든 국가가 보유하고 있다. 그것도 기쁘게.
다른 나라들이 열심히 물건을 만들어서 미국의 달러와 맞바꾼다. 미국은 열심히 종이만 찍어서 보내주면 그만이다. 그렇게 전 세계의 금은보화가 미국이 만들어 낸 종이와 교환된다. 그렇기 때문에 무역적자를 봐도 상관없다. 나중에 달러 가치가 폭락해도 상관없다. 다른 나라들 역시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달러가 하락하면 전 세계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 이기적인 시스템을 끊어내야 중국이 패권을 장악할 것이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달러 자산의 비중을 축소하고 당사국의 국채와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중국이 달러 자산을 줄여나가는 것이 미중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시그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