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독서법

뒤돌아서면 까먹는 사람들을 위한

by 박소이


나는 4년 동안 책을 총 350권 정도 읽었다. 회사를 다니는 중에도 일주일에 한 권씩은 책 읽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나도 처음에는 마음이 내킬 때만 책을 읽었다. 가까스로 읽은 책마저도 하루만 지나면 머릿속이 백지상태가 되었다. '어떻게 하면 책의 내용을 잘 기억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속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본 끝에, 나는 그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나는 주로 도서관을 애용한다. 도서관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좋아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많은 책을 구매할 수 있는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2주에 한 번씩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빨리 읽고 싶거나 도서관에서 읽고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은 구매하는 편이다.



도서관에 가면 제일 먼저 신간 코너에 간다. '뭐가 새로 나왔나~' 엄마들이 마트에서 장 보듯이 나는 따끈따끈한 신상책들을 구경한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책은 가방 속에 넣는다. 신상책뿐만 아니라, 평소에 SNS를 보다가 읽고 싶어서 저장해놓은 책을 찾는다. 그러면 어느새 가방에는 10권 정도가 들어있다.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최대 권수는 5권이라, 나는 책상에 앉아 책을 선별하기 시작한다.



선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바로 저자의 프로필이랑 목차, 프롤로그다. 그중에서도 꼭 확인하는 건 저자의 프로필이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쓴 책이랑 아마추어가 쓴 책은 확실히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확인하는 건 목차다. 목차를 읽는 건 제목에서 유추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또한 프롤로그는 저자가 이 책을 낸 이유에 대해 적혀 있기 때문에 큰 참고가 된다.



그렇게 5권을 선별하고 도서관을 유유히 빠져나온다. 가방은 무겁지만, 발걸음은 가볍다. 책을 읽기 전에는 노트와 검은색, 파란색, 빨간색 펜을 준비한다. 3색 볼펜을 사용하는 이유는, 검은색은 주로 책의 내용을 쓰고, 파란색은 주로 내 생각을 적을 때, 그리고 빨간색 펜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표시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준비물을 챙겼다면 책상에 앉아 책 제목과 작가와 출판사를 적은 뒤 책을 펼친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은 구절과,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필사한다. 바로바로 적으면서 책을 읽으면, 책 읽기와 필사를 한 번에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그렇게 다 적으면 SNS에 리뷰를 올리기 위해 컴퓨터에 옮겨 적는다. 그렇게 하면 읽은 내용이 한번 더 정리가 되어 머릿속에 확실히 기억에 남는다. 물론 이 과정은 하루에 다 하는 게 아니라 며칠에 걸쳐서 작업을 끝낸다.



서평을 쓰는 것도 기억에 큰 도움이 되지만, 머릿속에 확실히 남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바로 다른 사람에게 책을 설명하고, 책 내용에 대한 생각을 서로 나누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독서모임이 그렇다. 나는 독서모임까지는 아니지만, 밤에 남자친구랑 통화할 때 재밌게 읽은 책이 있으면 소개해준다. 설명하다가 기억이 안 나면 다시 책을 펼쳐서 말해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대화 내용과 그 순간이 전부 사진처럼 기억 속에 저장이 된다. 그때, 독서는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공유해야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을 느꼈다.



내 삶은 책을 읽기 전과 후로 나뉜다. 책이 없었으면 지금 이렇게 글 쓰는 나도 없었을 거다. 맨날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술 먹고 인생을 한탄하며 20대를 보냈겠지. 물론 책을 읽는다고 바로 달라질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 하지만 꾸준히 읽다 보면 분명 변화가 생기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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