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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탄뽀뽀 Mar 29. 2022

세상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다

랜덤 단어 에세이 챌린지 2 #학교

오늘의 단어 : 학교

단어를 랜덤으로 1개 뽑아 그 단어를 보고 생각나는 이야기를 적고 있습니다. 이 챌린지를 통해 글쓰기 습관과 글체력을 기를 것입니다. 글감이 없어 고민인 분들에게도 이 챌린지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는데요! 혹시 함께 참여하실 분이 계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_^ 






왜 그런 사람 있지 않는가. 학교 다닐 때 가만히 있어도 친구들이 말을 걸어주는 사람. 내가 바로 그랬다. 덕분에 남들보다 편하게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나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많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생처음 대학교란 곳에 입학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 이미 가만히 있어도 친구가 먼저 다가온다는 걸 깨달은 이후라 친구 사귀기에는 큰 걱정이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물을 마시러 정수기 앞으로 가는데 한 친구가 말을 걸었다. "나랑 밥 먹을래?" 그렇게 나는 입학 첫날부터 손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그런 나는 다른 애들이 입학 전부터 친구 사귀는 팁 같은 걸 미리 검색하는 모습을 보며 이해할 수 없었다. 친구들이 너는 안 찾아봐도 되냐고 걱정해도 옆에서 콧방귀를 뀌었다. '굳이 저런 거 안 해도 나는 친구 사귈 수 있는데.'라며. 



어느 날 이 말도 안 되는 자신감을 한 번에 잃은 사건이 있었다. 편입을 해서 다른 대학교에 입학한 날이었다. 이날도 마찬가지로 낯선 환경은 적응할 수 없었지만 친구만큼은 금방 사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오리엔테이션이 끝났는데도 아무도 나한테 말을 안 걸었다. 왜인지 다들 친해져 있는데 나만 혼자 동떨어진 기분이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나한테 말을 걸어줄 만한 애는 보이지 않았고, 다들 이미 옆사람이랑 말하기 바빴다. 



조금 걱정은 됐지만 첫 수업 때는 친구를 사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집으로 갔다. 첫 수업이 있는 날, 결과적으로 단 한 명도 나한테 말을 거는 사람이 없었다. 이미 친해진 친구들 사이에서 나만 혼자 멀뚱멀뚱 앉아있으면서 별 생각이 다 났다. '나는 이렇게 왕따가 되는 건가?', '혹시 오늘 내 스타일이 별로인가?' 



결국 친구를 사귀어야만 했던 나는 처음으로 먼저 '말 걸기'라는 것을 시도해봤다. 말 한마디 거는 게 뭐가 대수라고 그렇게 어려운지, 말을 더 이어가고 싶은데 또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일을 겪고 나니 그동안 나한테 말을 걸어줬던 친구들이 다르게 보였다. 얼마나 큰 결심과 노력을 해서 나한테 말을 걸어준 건지 깨닫게 되자 새삼 고마웠다. 



세상에는 당연한 일은 하나도 없다는 걸,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면 안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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