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리브래드슈 Jun 08. 2021

어떤여행 가세요?

같은 나라 다른 여행



휴가의 계절 여름이 다가온다. 코시국으로 작년부터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지만 내년에는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그렇다면 당신의 선택은 패키지여행인가 자유여행인가?



시간ㅡ

패키지 여행자의 시간은 낯선 나라에서 처음 만난 패키지 여행자들과 함께 흐른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만 구경을 하고 다시 정해진 시간에 만나야만 한다. 나는 시장이 너무나 좋아도 바다에 조금만 더 앉아 있고 싶어도 칼같이 맞춰 가지 않으면, 나 하나 때문에 모든 사람들의 스케줄이 엉망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일이 너무나 바빠 여행 스케줄을 짤 수 없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즐기고 싶은 당신이라면 완전 추천이다. 친절한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아무 생각 없이 즐기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언제 버스에서 내려야 할지 긴장하지 않고 푹자도 되는 관광버스의 꿀잠은 덤이다.


반면, 자유 여행자의 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내가 더 머무르고 싶은 곳에서 더 놀고 갑자기 마음이 변해 가고 싶지 않은 곳이 있다면 가볍게 패스하면 된다. 그러나 나와 일행은 함께 흐르는 시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만 한다. 딤섬이 맛있다고 한 없이 먹다가는 출발하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사람들을 가르며 전력질주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하러 떠난다면 내 취향과 컨디션에 맞게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자유여행을 떠나야만 한다. 



장소ㅡ

패키지 여행자의 여행은 모두 같다. 그 나라에서 관광객이라면 꼭 봐야 할 비슷한 코스로 짜여 있기 때문에 주요 명소를 훑기에는 그만이다. 우리는 정해진 스케줄대로 착착 이동하며 미션을 하나씩 클리어하게 되는데, 옵션으로 정해진 곳이라도 보통 옵션이 아니라 강제로 가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은 안 비밀이다. 


그에 반해 자유 여행자의 여행은 백 명이면 백가지의 여행이 만들어진다. 며칠 밤을 새워 만든 스케줄이 있더라도 전 날 만난 다른 여행자의 추천에 의해 오늘 가야 할 장소가 바뀌기도 하고 길을 잘 못 들어 생각도 못한 멋진 경험을 하기도 한다. 자유여행의 묘미는 바로 실수로 만난 뜻하지 않은 행복이다. 



음식ㅡ

나이가 먹을수록 패키지여행이 나쁘지 않은 이유는 이제 하루에 적어도 한 끼는 한식을 먹어야 하는 몸뚱이 때문이다. 보통 하루에 한 끼는 한식이 껴있는 패키지여행이 부모님들에게 제격인 이유이다. 한국에서는 지겹던 한식이 왜 비행기만 타면 그렇게 먹고 싶은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아직 젊다면 한식당에 쓸 돈으로 현지 음식을 더 많이 맛보고 싶다면 자유 여행자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나 자유 여행의 재미는 길거리 음식을 내가 먹고 싶을 때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는 사실. 라오스의 과일주스와 샌드위치가 생각나는 건 무엇.



그럼에도 둘이 같은 것이 있다면 여행이란 떠나기 전이 가장 설레며, 돌아오면 집이 제일 좋다는 깨달음이다.




내일, 음감 작가님은 '돈문제' 과 '돈걱정' 사이에 선을 긋습니다. 모호한 경계에 선을 긋고 틈을 만드는 사람들! 작가 6인이 쓰는 <선 긋는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면 지금 바로 매거진을 구독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단짠단짠 사이클의 무한루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