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게으름
그렇게 환자분들을 걸으라고 했던 나를 떠오르며, 참 우스웠다. 스스로가 잘 하지도 못하면서 다른 분들께는 하라고 하는 꼴이니. 담배피는 의사가 담배피는 환자에게 담배는 위험하니 끊으라는 말과 뭐가 달랐던 걸까.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게으름을 이겨내기 위해, 그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발자국 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자분들도 장마비를 풀게 하기 위해, 이것저것 너무 계산하거나 고민하고 하지 않고, 내딛었던 한걸음 처럼, 나의 게으름에 대해 어떻게 할지 재지말고, 그냥 나와서 그저 해보는 것이다. 너무 생각이 많아지고 계산이 많아지면 안된다. 뇌과학자들이 하는 스피치들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 뇌를 속여야 한다 '
내 뇌는 일을 하도록, 게으름을 피우지 않도록 설정되어 있지 않는다. 차라리 매일 똑같은 반복을 통해 습관화시켜서, 일어나면 세수하고, 배고프면 밥먹듯이, 그냥 생각의 흐름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닌, 그저 반복적으로 할 수 있게 하라는 것이었다.
결국, 게으름은 내가 만들어낸 괴물이라는 것이다. 어떤 다른 사람 혹은 상황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한발자국씩이 모여, 나를 만들고 바꿔나가는 것이 결국 게으름을 이겨나가는 길일 것이다.
그러면 이쯤에서 사전에는 게으름이라는 녀석이 뭐라고 정의되었는지 보자면.
[명사] 행동이나 일 처리가 느리고 일하기 싫어하는 버릇이나 성미 / 태도나 버릇
역시나 백과사전에도 '버릇'이라는 것을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게으름은 그냥 버릇이다. 버릇을 고칠수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버릇이다. 안하던 버릇을 하던 버릇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게으름이라는 괴물과 싸우며 '하던 버릇'을 만들기 위해 그리 치열하게 또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다시 내맘대로 정의해 보자면,
[명사]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아이러니하게 스스로가 만든 괴물. 그 괴물을 이겨내 위해선, 반복을 통해 '하던 버릇'을 만들어내야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