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에서 어둠과도 같았던 시기에 나를 버티게 해준 것은 너를 만나는 시간을 기다릴 때의 설렘이 아닐까 싶다. 너의 말, 너의 행동, 너가 보낸 문자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오늘은 또 어떤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버틴 시간들이 이제는 그립다. 내가 너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던 진짜 이유는, 나 자신을 챙기기에도 버거운 시간이었기에 너와 함께하는 삶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 참 이기적이게도 - 너와 함께하는 미래를 꿈꿨고 그것을 머릿속에 그리며 하루하루를 억지로 버텨 왔다. 어쩌면 너는 나의 감정을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너도 비슷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차마 그것을 너에게 물어볼 수는 없다.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리기에는 이미 영겁의 시간이 흘렀고 결코 만나지 않을 평행선 위에서 무의미한 방황을 반복하는 행동을 더는 할 자신이 없다.
그러므로 그리움이 소멸되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며 받아들이려 한다.
그러한 행위는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면서도 동시에 우리를 성숙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