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

나는 세지 않아요.

by 다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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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에서 인사를 나누고 얼마 지나지 않아

쎄시네요라고 말하는 상대방을 보면

약해서 골골거리다가도 눈이 번쩍 뜨이면서 세진다.

보통 저런 이야기는 소개팅과 같은 자리 나 그 비슷 한 자리에서 많이 듣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상당히 무례하기 짝이 없는 말.

세지도 않지만 본인들이 너무나 유약해 나를 그렇게 느낀다면 그것을 내가 막을 도리도 없을뿐더러 그런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속으로만 생각하란 말이다 내 말은.

(내가 어머 저 키 클 동안에 뭐 하셨어요? 안 하잖아)

굳이 말로 꺼내는 것은 싸우자고 선빵 날린 것 아닌가.

한 번은 선빵 맞고 전투력 상승하여 싸우고 온 적이 있는데

싸운 이유는 시시껄렁한 감바스 때문이었고

핵심은 그깟 스페인 여행 한 번 다녀온 거 가지고 꼴값을

떨길래 꼴값의 ㄲ도 못 떨게 했지 뭐.

결국 둘이 소리소리를 지르고 양쪽 주선자들에게 질질 끌려 나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소개팅이 안 들어오나)


'세다'라는 말 자체는 싫어하지 않는다.

스트롱. 강하다. 와이. 뭣이 문제야.

이 험한 세상에 맞게 아주 진화된 형태인 인간인데.

게다가 여자 혼자 살아가는 게 어디 호락호락한 줄 알구?

문제는 앞에 생략된 (드)가 문제인 거지.

'드세다'라는 단어가 세월을 겪으며 품게 된 뜻이 곱게 들리지 않아 싫다는 것이다. (곱게 말하는 이도 없을뿐더러)


좋은 말도 여러 번이면 듣기 싫은 법인데

사회적으로 그다지 좋지 않다고 통용되는 말을

처음 만나 몇 분 지나지 않아 상대를 평가하는 말로 쓴다는 것은 글쎄...

저는 인격이 이 정도 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는 것 밖엔..


예전엔 그런 경우 맞아주고 싸워주는 성의라도 보였지만

지금은 불편한 단어에 불 타 오르기 전에

그 사람의 인격이 판단이 되어 상대할 가치 조차 없구나 싶어

어머 저 집에 고양이 밥 주러 갈 시간이라 이만

깜빡했네요 글쎄. 아휴 세상에나 미안해라.

총총총하겠지.


지금이 몇 세기인데 구시대적인 발상들인 건지.

정우성도 꼴값 떨면 밥 맛 떨어지는 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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