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가는 길>
바람이 일어나, 길을 나서네
때로는 바다보다 넓은 길을
때로는 바늘귀보다 좁은 길도 마다 않고
바람이 가네, 길을 가
새털구름보다 높게
때로는 흙먼지보다 낮게
바람이 가네, 흐름대로 가
나무를 쓰러뜨릴 듯 거칠게 불다
아기 볼처럼 부드럽게 가네
바람이 가네, 길을 가
새털구름보다 높게
때로는 흙먼지보다 낮게
바람이 가요, 다 만지고 가
우리 마음도 어루만져 주고 가면 좋겠소
숨죽인 마음일랑 살려 주고 가면 좋겠소
좁은 길 헤매는 우리 마음을
낮은 곳 허우적대는 이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가면 좋겠소
살려주고 가면 좋겠소
우리 마음 가는 길에 벗이 되면 좋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