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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Apr 25. 2024

너 원래 안 그랬잖아!

일상의 맛 에세이



꿈과 목표가 생겼다. 해야 할 일이 많아졌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 1분 1초가 귀해졌다. 허투루 사용할 수 없는 1분의 초침이 모인 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고 더욱 값지게 사용하고 싶어졌다.

계획한 시간을 예기치 않은 일에 빼앗기게 되면 이상한 분노가 치밀었다. 화가 났고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더 이상한 것은 나는 계획형 인간하고는 아주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라는 것.




즉흥적인 나들이와 쇼핑을 즐겼다.

계획 없이 그냥 ‘내 마음에 꽂히면’ 뭐든지 합당한 것이 되었고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계획과는 전혀 무관하게 살던 내가 시간관리를 하기 시작하자 철저한 계획형 인간이 되고야 말았다. 글쓰기를 하면서 달라진 변화들은 이루말할 수 없지만 시간관리에 철저해진 것 또한 기분 좋은 변화이다.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쓰고 싶은 글도 많고 살림살이도 부지런히 해야 하고 아이들도 챙겨주고 돌밥도 차려내고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 앞에 억지로라도 앉아서 별일 없었는지 동태를 살피는 근황까지 마치려면 계획이 필요했다.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계획.





글 쓸 시간을 확보하느라 시간을 관리하여 계획하기 시작하자 활력이 넘쳐나고 일상이 또렷해지는 기쁨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정해두고 시계처럼 살려니 예기치 않은 일에 대한 설레임과 기쁨을 놓치고 살게 된다. 계획 없이 살던 그때 예기치 않은 만남과 스케쥴과 일상속에서도 여유롭고 행복했는데 말이다.





시계처럼 하루를 보내기에 급급하지만 말고 조금 더 삶을, 나를 , 타인을 돌아보자. 예기치 않은 사건까지도 여유롭게 맞이할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두자. 혼자 전전긍긍한다고 없던 일 분의 초침이 다시 생기는 것도 아니고 헛되게 보낸 일 분의 초침이 의미있어지는 것도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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