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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llara Mar 28. 2024

인간 옆으로 가까이 더 가까이

동물의 가축화






인간 옆에 선 동물들


동물 가축화 (Domestication)란 인간과 동물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동물을 길들이고 번식시키면서 이루어지는 상호 유대의 영향을 통틀어 의미한다. 따라서 가축화 (Domestication)는 단순히 길들여져 익숙해짐 (Taming)과 같이 야생에서 태어난 동물이 인간을 향한 호감을 표현하고, 자연스러운 회피가 감소하고, 인간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조건부적인 행동 수정과 다르다.


가축화는 사육된 혈통 동물의 영구적인 유전적 변형이 일어난 것으로 인간을 향한 유전형질을 가지게 된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동물이 가축화되기까지는  

1) 개, 고양이, 가금류 등과 같이 인간의 틈새 적응동물

2) 양, 염소, 돼지, 소, 칠면조 등 식량 및 기타 부산물을 찾는 동물

3) 말이나 당나귀 그리고 낙타와 같이 경주나 비식량 자원을 위한 특정목적동물

의 세 가지 종류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인간이 가장 잘 길들인 동물의 가축화로 '개'와 '고양이'를 들 수 있다.  


돌을 단순히 또는  깨어서 도구로 사용하는 생활을 꾸려나간 사회이므로 현대인의 입장에서는 현대인의 생각과는 많이 동떨어진 원시적인 생활로 여기기 쉽지만, 화석을 통한 연구에서는 그 시대 인류가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통해서 지혜로운 생활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동물의 가축화도 후기구석기 시대에 이미 시도된다. 구석기 시대에 인간이 동물들을 가축화한 이유로 비상용 식량, 제물 그리고 애완동물의 필요를 들 수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개의 가축화가 가장 먼저 시도된 반면에 나일강 유역의 비옥한 곡식 보호가 필요했던 이집트 문명지역에서는 개보다 고양이의 가축화가 먼저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곡식을 축내는 쥐의 퇴치에 고양이의 역할이 가장 중요했던 때문이다. 이는 지역에 따라 필요한 동물의 특징이 고려된 상황의 예이다. 이와같이 동물의 가축화는 지역에 따라 가축화 시기가 다른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회색 늑대와의 공존


고고학에서는 개의 가축화 여부를 문화적 차이로 인식하며, 개와 인간이 같이 묻힌 유적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개가 가축화되는 과정으로

1) 최소 생후 20일 이전에 인간사회에 떨어진 늑대새끼를 인간이 길러주면서 가축화가 시도되었다는 설

2) 인간 거주지 가까이 서식하던 동물인 늑대가 인간 주변에서 남은 음식의 청소부 역할을 하며 인간과의 상호작용에 성공하고 지손에게 이 특성의 대물림을 통해서 인간성향에 가깝게 되어 세대를 이어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는 설

이 있다.


또한 고고학적 연구에서 나온 늑대의 가축화는 물리적 형태적 변화를 동반하여 점차 두개골과 뇌의 크기가 감소하고, 치아크기도 줄어드는 등 인간사회에 적응하며 오늘날의 개의 형태로 변한 것 등 다양하다.


앞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동물 특히 개의 가축화 역사에 대한 의견은 발굴된 화석 연구를 기반으로 한 결과로 대략 기원전 12,000년 전부터 기원전 15,000년 전까지로 여러 설이 있다. 따라서 국내 관련 연구에서는 해외의 참고 문헌에 따라 12,000년 전, 13,000년 전, 15,000년 전 등으로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2015년 미국 코넬대를 중심으로 한 국제 연구팀은 38개국의 개 5,000여 마리의 DNA를 추적 연구한 결과 오늘날 현존 개들은 약 1만 5천여 전 전 중앙아시아 지역의 회색늑대(grey wolf)에서 기원한 것으로 최종 발표했다. 이 연구는 현재까지의 조사 중 개의 DNA에 관한 가장 광범위한 조사로 161종의 순종 4,676마리에 떠돌이 개 549마리를 대상으로 삼았다.


현재 전 세계에 존재하는 약 10억 마리의 개 중 75%가 떠돌이 개로 알려져 있다. 물론 코넬대의 애덤 보이코 박사는 1만 5천 년 전이라는 시점은 현존 개들의 조상이 중앙아시아에서 가축화된 개라는 것일 뿐, 다른 지역에서 먼저 가축화된 개의 존재 가능성은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출처: 동아시아사이언스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8435).


앞편(https://brunch.co.kr/@d77a86680ec344a/405)에서 알아보았듯이 인간과 동물의 유대관계는 온전한 개의 뼈가 묻힌 북부 이스라엘의 화석 연구 결과 BC 12,000년 전 구석기 원시인이 왼손으로 개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되었다. 이를 근거로 고고학자들은 인간과 동물의 유대관계는 구석기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해왔다.


인간과 동물의 유대관계는 농경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식물성 식량자원을 경작하고 그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서 가축사육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인간과 작물 그리고 가축의 공존이 이루어지고 야생 식량자원의 가축화가 촉진된 것으로 해석이 된다.


가장 유력한 설로 인정되어온 '회색늑대에서 점차 가축화된 개'를 반려견의 진원으로 보는 학설은 인간은 최초의 동물과의 유대관계에서 늑대에게 안전한 안식처와 식량을 제공하고 늑대는 낯선 침입자를 방어하여 인간의 영역을 보호하고 뛰어난 후각과 신체적 능력으로 사냥을 보조하며 점점 반려견 형태로 진화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출처: 동아사이언스 2015.10.21).


(출처: The Joong Ang 2017.12.30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무엇보다도 개는 인간에게 우호적이고 생활에 큰 도움을 제공하였다. 인간은 사냥에 가축화된 개를 동반하면서 싸움기술이 향상되고 개의 달리기 능력 및 냄새로 먹잇감을 추적하는 능력, 그리고 위협해서 먹잇감을 붙잡아 두는 능력을 이용하게 된다. 그 결과 사냥꾼의 사냥 능력이 하루 평균 8.4kg 에서 개가 동반하는 경우에는 56%가 증가하여 13.1kg을 획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개들도 인간이 나눠주는 음식 덕분에 식량부족 문제가 감소했으며, 인간 주거지는 개들에게도 안전한 피신처가 되어서 개들은 다른 육식동물의 경쟁과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인간과 동물 즉 개의 상호유대관계(Human-Animal Bond)로 이어진 연유이다.


동물들의 가축화 역사를 보면

개: BC 12,000~BC 15,000 년 전

소, 말, 돼지, 양: BC 6,000년 전~BC 8,000년 전

닭, 고양이: BC  5,000년 전

양 :BC 1000년 전

토끼: BC 3,000년 전~BC 500년 전

정도로 대략 유추할 수 있다(출처: 국립축산과학원, 나무위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Accessed July 02, 2023)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의하면 부여에서는 소를 잡아 발톱 상태로 길흉 점을 치는 풍습이 있었고, 변한의 혼례식에서는 소와 말을 이용했으며 고구려 제천 행사 때에 돼지를 잡아서 제를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축은 사육 초기에는 이와 같이 희생, 순장, 점술 등에 주로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


개(Dog)는 인간에 의해 가축화된 최초의 동물로 현재 약 400여 종이 존재한다. 고양이는 주로 유럽의 왕실과 귀족사회에서 애완동물로 사육되었다.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에서 야생소가 사육되며 시작된 소의 가축화는 개 다음으로 일찍 가축화되었으며, 세계 4대 문면 발상지에서 농경목적의 사육이 시도되었다. 소는 오늘날 지구상에 약 14억 마리가 존재한다. 말은 소 다음으로 가축화되고 돼지는 야생돼지, 닭은 야생조류의 가축화로 추정된다.



참고문헌

1. 강주연과 윤혜경 (2023). 아동의 문해력 향상을 위한 Reading Dog: 반려견/읽기도우미견에게 소리 내어

 책 읽어주기. 동문사.

2. 김옥진 (2017). 애완동물학. 동일출판사.

3. 김옥진 (2017). 인간과 동물. 동일출판사.

4. 김옥진 등 (2017) 치료도우미동물학. 동일출판사.

5.  Frantz, L. A., Schraiber, J. G., Madsen, O., Megens, H. J., Cagan, A., Bosse, M.,... & Groenen, M. A. (2015). Evidence of long-term gene flow and selection during domestication from analyses of Eurasian wild and domestic pig genomes. Nature genetics, 47(10), 1141-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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