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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Dec 10. 2024

리더의 무례함은 반드시 성과 저하로 나타난다

이번 계엄 사태를 보면서 지난 달 대통령이 자처한 기자회견을 보며 경악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를 보도했던 한 기사의 제목만 보자.


윤, 대국민 회견서 “하나만 해” 반말…“무례하고 품격 없다”

외국인 기자 한국어로 질문하자
“말귀 잘 못 알아듣겠다” 또 반말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66335.html


아마 대통령 스스로는 리더의 반말이 구성원과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습관적으로 반말을 하는 사람들의 변명이 주로 이렇다. 친근감의 표시라는 것이다.


과연 리더의 반말은 결속력을 높여 성과를 개선시켜줄까?


최근 응용심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관련 연구가 올라와 소개한다.


출처: Gale, J., Erez, A., Bamberger, P., Foulk, T., Cooper, B., Riskin, A., ... & Vashdi, D. (2024). Rudeness and team performance: Adverse effects via member social value orientation and coordinative team processes.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무례함이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구성원의 사회적 가치다. 무례함을 경험한 구성원은 순식간에 남을 돕겠다는 이타적 동기가 사라진다. 이는 곧 팀원 간 협력과 자원 공유를 줄여 팀 성과 저하로 이어진다. 구성원을 이기적으로 만드는 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리더가 먼저 무례하게 구성원을 대하면 된다. SVO(Social Value Orientation)이론(Van Lange, 1999)에 따르면 무례함은 사회적 위협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보다 자기 위주로 돌변한다. 사람들은 위협을 경험하면 방어기제가 유발되고 모든 자원은 자신의 생존에 집중하게 된다. 외부 요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외부 요구에 주의를 기울인다 하더라도 위협으로 느낄 가능성이 높아 투쟁/도피의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을 촉발시킨다. 정보 공유는 점점 줄어들고 공동 작업에 대한 관심도 사라진다.


이 연구가 흥미로웠던 것은 실험과 현장 관찰 과정에서 아주 단기적이고 가벼운 무례함이라 할지라도 팀 상호작용과 성과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은 무례한 행동을 방지하는 정책과 교육이다. 


비대면 의사소통의 무례함은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이메일에서 무례함을 경험한 구성원들은 성과가 저하되고 타인의 성과도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무례함의 부정적 영향은 점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출처: McCarthy, K., Pearce, J. L., Morton, J., & Lyon, S. (2020). Do you pass it on? An examination of the consequences of perceived cyber incivility. Organization Management Journal17(1), 43-58.)


더 놀라운 점은 자신이 직접 당하는 것이 아니라 무례함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정서적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더 큰 영향을 받았다. 무례함을 목격하는 것은 정서적 고통을 야기해 인지적 처리에 써야 할 자원을 빼앗는다. 



출처: Gilam, G., Horing, B., Sivan, R., Weinman, N., & Mackey, S. C. (2020). The decline in task performance after witnessing rudeness is moderated by emotional empathy—A Pilot Study. Frontiers in Psychology11, 1584.


무례함은 간접 경험만으로도 전염 효과가 강하다. 무례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조직은 곧 이기적 동기로 가득차게 된다. 


계엄 사태는 이제 각자도생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통령의 무례함이 빚어낸 결과라고 말하면 너무 억측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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