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히어로즈라는 팀이 있다. 돈이 부족한 팀이라서, 선수 영입보다 선수 유출이 더 익숙한 팀이다. 실제로 팀의 핵심 선수가 이미 수차례 팀을 빠져나갔다. 그런데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계속 거두었고, 올해도 역시 좋은 성적(준우승)을 올렸다.
히어로즈가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큰 몫을 한다. 모든 구단에 매년 젊은 선수들이 충원되지만, 유독 히어로즈의 젊은 선수들은 성장이 빨라 보인다. 심지어, 다른 구단에서 트레이드되어 온 선수가 히어로즈에서 실력이 향상되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히어로즈의 선수들이 잘 성장하는 데는 코치진의 역량이나 팀의 문화 같은 것도 있겠지만, 동기부여도 중요한 이유가 되는 것 같다. 핵심 선수들이 빠져나가는 만큼,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많다. 열심히 훈련을 해도 붙박이 주전이 있으면 1군에서 뛸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은데, 히어로즈에서는 그런 기회가 많이 생긴다.
게다가, 핵심 선수들이 팀을 빠져나가는 경우들 중에 FA로 좋은 평가를 받고 다른 팀에 가거나, 심지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메이저리그 진출에는 구단도 적극적이기 때문에, 성장만 잘하면 히어로즈만큼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좋은 구단도 없는 것 같다.
1군에서 뛸 기회가 많고, 잘 성장하면 메이저리그 진출도 용이하니, 프로야구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괜찮은 환경인 셈이고, 동기부여가 잘 이루어질 것 같은 환경이다. 그리고 그 덕분인지, 히어로즈를 보면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반복해서 목격하게 된다.
농사짓는 분들이 농사를 두고 '정직하다'라는 표현을 쓴다. 노력한 만큼 결실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히어로즈의 환경이 히어로즈의 젊은 선수들을 야구에 집중하게 만든다. 노력의 대가를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한 많은 직장인들이 직장 환경에 회의적인 것과 대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게 아니라, 열심히 일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