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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n 21. 2024

[책] '인공지능은 게임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미야케 요이치로

최근 들어 아주 많이 쓰이게 된 단어 중 하나가 바로 AI일 것이다. 어지간한 분야는 다 AI와 연관되어 있고, 눈부신 발전 속도 때문에 자주 화제에 오르기도 한다. 당연히 게임 분야에서도 AI가 주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사실, 게임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AI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었다. 다만, 최근에 회자되는 AI와는 다소 다른 개념의 AI였다. 경험적으로 학습하는 최근의 AI와는 달리, 논리적인 알고리즘에 의해 동작되는 AI였다. 말하자면, 사람이 정해준 규칙을 그대로 실행하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그래도, 어떤 면에서는 프로그램이 스스로 판단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AI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았다.


게임에 AI가 적용되면서 게임이 주는 경험의 질이 많이 올라갔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게임 전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좀 더 사실적이고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AI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는 책이 별로 없었다. 프로그래밍 관련 서적에 부분적으로 소개되는 경우는 있어도, 게임 AI만을 전반적으로 정리해 준 책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게임 AI는 상당히 복잡한 알고리즘에 속해서, 프로그래머 중에서도 소수의 사람들만 흥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인공지능은 게임을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만나게 되어 상당히 반갑다.


책은 전략 게임의 기본적인 개념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 그림을 활용하면서 전통적인 AI 알고리즘에 관해 설명하고, 후반부에는 신경망과 관련한 내용까지 다루고 있다. 게임 AI와 관련한 거의 대부분의 범위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러다 보니 초보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존재한다. 게임 기획이나 게임 개발에 관한 경험과 지식이 없다면, 읽기가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특히, 후반부로 가면서 그런 특징이 더 두드러진다.


반대로, 기획이나 개발에 경험이 조금 있고, 게임 속 인공지능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만하다. 게임 속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은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같은 최신 AI 기법이 충분히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한동안 전통적인 알고리즘이 계속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을 잘 다루고 있다. 특히, 직접 게임 AI를 기획하고 개발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기존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복잡한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번역은 상당히 잘 된 편이다. 역자가 IT 서적을 여러 권 번역해 봐서인 것 같다. 사소한 오타가 몇 개 있을 뿐, 전반적인 번역은 책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작성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잘 되어 있다.


AI의 발전이 눈부시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두드러진 발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AI는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어느 정도 구분되어 있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AI를 잘 활용하고자 하면 그 분야의 기존 지식이나 기법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기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기존 지식과 결합하여 해결책을 찾아야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게임도 그런 분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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