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어질 결심'을 기억할 것이다. 살면서 과연 이런 중대한 결심을 몇 번이나 할까?
헤어짐은 ‘또 만날 결심'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 배신, 동일 추억의 재생이 가져오는 따분함, 세월 따라 쇠락한 서로의 열정과 필요, 지위와 자본 상실로 점점 작고 좁아지는 활동반경 등등. 이유는 참 많다.
다시 만나는 경우도 꼭 본인 의지가 개입되는 건 아니다. 과거가 얽어맨 인연의 고리, 그걸 어쩌지 못하는 마음과 의리, 호시절 의기투합으로 결성된 인맥의 관성 등등. 이유도 다양하다. 결심아닌 결심으로 오랜만에 만나면 잠시 반갑지만 대화가 점점 종잡을 수 없게 되고 정치지형마저 갈라서면 흥미가 점점 떨어진다.
최근 나는 ‘헤어질 결심'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음을 안다. 이것저것 다할 수 없는데 그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내가 할 수있는 것이 미미해졌음을 인정하고 일상의 영위에 만족하는 ‘최소 행동 최대 행복' 원칙을 세울 타이밍에 당도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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