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 번째 주

by 김무늬

새로운 달의 시작.

많은 새로움과 만남을 담고 있을 11월을 시작하며.


11.03-11.07.jpg 11월 3일 - 11월 7일, 일주일 간의 요가 기록




11월 3일 월요일.

오늘은 마무리를 예정한 일이 있는 날이다.

누구도 직접적으로 압박을 한 적이 없는데,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다.

오늘의 마무리를 잘하려면, 시작이 좋아야 한다.

요가 매트를 펴고 다시 한번 수련을 시작했다.


며칠 쉬었더니 몸이 가볍다.

연속된 수련의 여파도, 근육통도 없다.

마치 시스템을 ‘새로고침’한 듯한 몸.

오늘은 그런 요가였다.

긴장을 풀고, 다시 시작하는 월요일의 요가.




11월 4일 화요일.

생각은 줄이고, 그저 요가에 몸을 맡긴 날.

어제저녁까지 스트레스를 받아서 인지 뒤숭숭한 꿈 때문인지 잠에 깊이 들지 못한 것 같았다.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고 간단하게 요가를 시작했다.

이럴 때는 담담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11월 5일 수요일.

마지막 시범수업이 있던 날.


인도인 선생님의 억양이 적응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오른쪽(Recht)과 왼쪽(Links)이 계속 반대로 들린다. 세상에.


그래도 역시 수업은 좋았다.

오늘은 하체 유연성에 집중한 수련을 진행했다.


수업을 하다 보면, 서양인과 나의 체형과 문화의 차이를 확실히 느낀다.

동양 문화권에서 온 나에게 바닥에 앉거나 아빠다리를 하는 것은 굉장히 익숙한 일이기 때문에,

다른 수강생들과 비교하면 다리의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좋다.

하지만, 슬프게도 팔다리의 길이가 (굉장히) 짧기 때문에, 똑바로 앉아 손을 펴면 팔이 땅에 겨우 닿는다.


아무튼 덕분에 쪼그려 앉는 자세인 말라아사나는 나에게 식은 죽 먹기이다.

다들 엉거주춤하게 수행하는 이 자세를 나는 쉽게 해낸다.

하지만, 이자세에서 두 팔로만 몸을 지탱해야 하는 까마귀자세는, 나만 낑낑대다가 무너졌다.

말라아사나에서 까마귀자세로 넘어가는 팔의 힘과 밸런스에 집중한 수련을 꽤 여러 번 시도했는데,

아직은 성공이 멀게만 보인다.

나도 성공해보고 싶다. 까마귀자세!


오늘은 수업이 끝나고 이상하게도 다양한 감정이 몰려왔다.

지난주부터 나를 억누르고 있던 걱정들이 몰려왔던 것 같다.

요가원에서 차를 한잔 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 감정들을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오래간만에 해가 나는 독일.

그리고 어두운 날씨에 억눌려 있던 감정들도 오늘은 좀 해를 보았나 보다.




11월 6일 목요일

오늘은 오전 중에 기차를 타고 다른 지역의 친구를 보러 가야 하는 날이다.

1박 2일로 잠시 집을 비우기 전에 요가로 땀을 좀 흘렸다.


날이 마구 추워지기 전에 몸을 잔뜩 움츠린 듯이,

햇빛이 유난히 너무나 따듯했다.

그래서인지 수련을 하는 동안 유난히 땀이 많이 흘렀다.


요즘 유난히 한 발로 중심을 잡아야 하는 밸런스 자세가 어렵다.

다리를 꼬는 습관 때문인지, 몸의 균형이 많이 무너졌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중이다.

그래도 허리의 유연성은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




이번 주의 요가는 어쩐지 감정적이었다.

새로운 한 달의 시작과 개인적인 마무리가 겹쳐져서일까.


한주의 요가를 돌아보는 일은, 내 몸과 마음을 돌아보는 일인 것 같다.

가끔은 일기장을 들춰보는 것 같기도 하다.

완벽하지 않지만, 솔직하고 개인적인.


이번 주도 감사했다.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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