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주

by 김무늬

다사다난했던 10월의 끝, 여전히 요가 매트 위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10.27-31.jpg 10.27 - 10.31 일주일 간의 요가 기록


10월 27일 월요일.

오랜만에 해가 뜬 아침 요가 :)


여전히 몸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유독 좌우 아사나의 완성도가 차이가 많이 난다는 걸 느꼈다.

아니면 지난주 생일이라고 이것저것 많이 먹어서 몸이 유독 무거워진 탓인 걸까.

어쨌든 오늘의 나무자세는 휘청휘청, 불안정했다.


그래도 어깨와 팔의 상태는 좀 괜찮아진 것 같다.




10월 28일 화요일.

어제는 조금 실망하고 힘이 빠지는 일이 있었다.

가끔은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일들이 나의 무능력인양 괴롭힐 때가 있다.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다.

말도 안 되는 실망감과 자책으로 깊은 동굴로 들어가고 싶은 날.

아니라고 했지만, 기대감이 나를 좀먹었나 보다.


하지만 나는 안다.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은 그저 놓아주어야 한다는 걸.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그것들을 좀 내려놓고자, 명상을 해보았다.

마침, 오늘의 명상주제 “Ich bin in Sicherheit (나는 안전하다, 나는 안정감 속에 있다.)”.

맞다. 나는 안녕히 잘 지내고 있다.

그러니, 욕심은 조금 내려놓고 현재를 살아야지.




10월 29일 수요일.

오늘은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늘 가볍게 살고자 노력하는데,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그래도 아침 요가수업을 예약했으므로, 무거운 나를 이끌고 요가 수련을 하러 갔다.


혼자 하는 수련과 다른, 함께하는 요가의 매력은

내가 숨을 몰아쉴 때 다른 이들도 함께 숨을 몰아쉰다는 걸 느끼는 것이다.

나 혼자 발버둥 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아는 것.


오늘은 하타요가로 땀을 힘껏 흘리고, 하체 훈련도 양껏 했다.

그저 하면 되는 일을, 평소에는 왜 이렇게 고민만 많은지.

요가를 하고 나니 조금은 후련해졌다.

그래. 몸을 움직이다 보면 가끔은 단순한 답이 나온다.

시도하고 또 시도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길이 나올 것이다.


희한한 점은 잠을 못 잤음에도, 오늘 수련의 퀄리티는 꽤나 좋았다는 점.

오히려 지난주보다 선생님의 소리에 더 잘 집중했다는 것.


다음 주까지 한 번의 시범수업이 더 남았다.

(아참, 오늘도 제대로 사진 찍기는 실패했다.

수업 10분 전에 도착했는데, 다들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고, 수업이 끝나니 다들 후다닥 자리를 빠르게 정리했다.

오 마이갓. 덕분에 서두르다가 찍힌 흔들린 선생님 자리 사진 한 장.

다음 주를 노려본다.)




요가는 이제 나에게 하나의 지표다.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에너지가 남아 있을 때
나는 체력과 상관없이 매트를 편다.


이번 주는 여러모로 여유가 없었다.
한 달의 끝이라 마음이 조급했고, 괜히 부족한 점들만 눈에 들어왔다.
급히 마감할 일이 생겼고, 불안감 속에 스스로를 조였다.


결국 목요일부터는 요가를 쉬었다.
하지만, 그래도 삼일은 해냈다.
그만큼의 나를 대견히 여겨본다.


이번 주도 이렇게 기록할 수 있음에, 그저 감사.


+


이번 주의 요가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솔직했다.
흔들리며 버티는 몸속에서,
나는 다시 나의 중심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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