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네 번째 주

by 김무늬

10월 네 번째 주, 요가와 함께한 아침 일기.

1020-1024.jpg 10.20~10.24 일주일 간의 요가 기록


10월 20일 월요일.

오늘 아침은 한껏 밍기적거렸다.

월요일의 아침은 누구에게나 괴롭고, 서머타임이 해제되기 직전의 일주일은 너무나 어둡다.

양치를 하고 옷만 갈아입고 다시 매트를 폈다.


오늘은 가볍게 수리야나마스카라를 반복했다.

처음 한 세네 번은 차투랑가 단다 아사나의 자세를 여러 번 고쳐보고 바르게 해보려고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져서, 그저 요가를 수행함에 의미를 두었다.

무릎이 굽혀지기도 하고 자세가 단순해져 버리기도 했다.


중반부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주변의 소음에 흔들려버렸다.


그래도 월요일은 시작의 의미가 있다.

비록 수련이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10월 21일 화요일.

오늘은 20분간 수리야나마스카라를 반복하고, 스트레칭을 했다.

앉아있는 직종의 현대인이라면 다들 그러하듯이, 나도 몇 년 전부터 어깨와 허리가 안 좋아졌다.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말들,

“오래 걸으면 허리가 아프다”거나 “어깨가 뭉쳐서 팔이 안 올라간다”는 문장들이,

이제는 입버릇처럼 내 입에서 나온다.

으-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오늘은 어깨에 통증이 느껴지고, 어제 차투랑가 단다 아사나의 여파로 팔에 근육통이 있었다.

그래서 수리야나마스카라를 하면서 중간중간 자세가 자꾸 무너졌다.

후반부에는 팔에 힘을 줘야 하는 동작들은 생략했다.


매일 몸의 상태가 변한다.

그에 맞춘 수련을 하고 그에 맞는 하루를 계획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그에 맞게 유연하게 수정할 수 있는, 오늘은 긍정적인 하루다.




10월 22일 수요일.

오늘은 처음으로 한 요가 스튜디오의 아침 수련에 참석했다.

독일에서는 새벽 수련을 찾기가 힘든 편이라, 몇 주간 시간을 두고 다양한 요가원을 검색했다.

드디어 오늘은 기다리던 첫 시범 수업 날이었다.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 오고 나서, 나에게 맞는 요가원을 찾아 아직은 방황 중이다.)


7시 45분 하타 수업. 역시나 아침/새벽 수련에는 숙련자들로 가득하다.

개인 매트를 들고 여유롭게 서로 눈인사를 나누는 풍경이라니. 너무 좋다!

약 15명 남짓한 수련자들이 모여 따듯한 차와 함께 요가를 시작했다.


인도에서 온 요가 선생님은 독일어 30프로 영어 70프로로 수련을 진행했다.

앗… 인도식 영어발음은 그렇다 치더라도, 인도식 독일어는 정말 안 들렸다.

그저 눈치껏 아사나를 따를 수 밖에...

오랜만에 옴 찬팅을 시작으로, 선생님의 핸즈온을 받는 수업에 참석하니, 1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몰랐다.


여태껏 팔에 힘이 부족해서 머리서기를 제대로 성공해 본 적이 없다.

늘 어깨서기로 대체하거나 머리서기 전 단계에서 멈칫하다가 포기하곤 했다.

그래도 오늘은 수련 시간에 여러 번 도전해 보았다.

내년에는 머리서기를 목표로 한번 도전해 볼까?


선생님도 분위기도 내 마음도 너무 만족스러운 요가 수업이었다.

다음 주 수요일 수업도 미리 예약해 놓아야겠다.

(아참, 첫 수업인지라, 수련사진은 찍지 못했다. 대신 수업 후 마신 커피 한잔으로 대체 :))


나마스테.




10월 23일 목요일.

비가 오는 아침.

인요가로 하루를 시작했다.


사실 인요가가 정확히 어떤 종류의 요가인지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명상의 부분이 긴 요가라고만 생각했는데, 구글에 검색해 보니

음/양의 '음'의 개념에 기반한 정적인 이완과 호흡에 기반한 요가라고 한다.


팔과 다리를 길게 길게 늘이며 하루를 시작했다.

왠지 긴 하루가 될 것 같은 하루다. 흐아암.




10월 24일 금요일.

이번 주 일요일이면 서머타임이 해제된다.
그 전의 마지막 금요일, 같은 7시지만 오늘은 더 어둡다.


그래도 조명을 켜지 않았다.
이 어둠을 즐기며 20분간 짧게 수련했다.

조용한 명상 속에서 숨을 내쉬며 하루를 이어간다.


보통 금요일이면 힘이 빠지는데, 오늘은 왠지 모르게 힘이 났다.
어둠이 조금 익숙해진 걸까.




이번주는 미뤄오던 일들을 다시 시작하고 한 걸음 내딛는 한 주 였다.

요가로 찾은 루틴과 일상이 시작의 에너지를 불러준 것 같았다.

지난하고 지루한 반복이, 새롭고 두렵기만 했던 시작을 도와준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 이번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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