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뷰》 (우신영)
“이 도시는 불길해요. 바다를 메꿔서 육지로 만들었다죠? 얼마나 많은 것들이 죽었을까요?”
- 본문 중에서
인공섬 위에 지어진 화려한 신도시. 그 이면에 숨겨진 도시인의 결핍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 《시티 뷰》를 읽었다. 글이 참 잘 읽혀서 하루 만에 완독해 버렸는데, 알 수 없는 복잡미묘한 마음에 책을 다 읽고 나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
부유한 집안 출신에 과거 이혼 경험이 있는 수미와,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었지만 의사가 되어 어느 정도 신분 상승에 성공한 석진. 결혼 상대로서 나름 균형이 맞는 둘은 신도시에서 남부럽지 않은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강박적인 수미의 행동과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석진의 헛기침은 이들의 ‘완벽한 삶’ 이면에 미세한 균열이 존재함을 상징하는 듯 보인다. 수미는 가난한 청년 주니, 석진은 조선족 노동자 유화라는 상대를 만남으로써 욕망을 표출하고 자유로움을 느낀다.
출신도 나이도 경제적 능력도 여러 면에서 대조적인 네 명의 등장인물. 공통점 하나 없을 것 같은 이들이지만, 소설은 요거트, 문신, 면도칼 같은 예상치 못한 접점을 심어두어 어떤 때는 대놓고, 어떤 때는 은밀히 그들의 관계를 연결한다.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저자의 메시지인 걸까?
아슬아슬, 조마조마
나는 소설을 읽는 내내, 마치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도로 위를 두리번거리며 운전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면도날을 입에 넣는 유화, 귀걸이를 바꿔 차는 수미… 불안을 유발하는 장면을 통해 등장인물 내면에 자리한 불온한 욕망, 트라우마, 불안 같은 감정에 동화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따뜻하고 반짝이는 데 있으면서도 기침을 하는 이유를 알아요. 당신 속의 칼을 꺼내줄 사람이 없어서.”
- 본문 중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저마다 아픔을 지닌 등장인물들이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어떻게든 삶을 지속하고자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대단한 반전은 없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는 도시인의 고독과 불안을 묵직하게 다룬 양서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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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재채기가 한번 시작되면 연달아 터져 나와 여간 곤란한 게 아닌데 추워진 날씨 탓인가, 내 속에 깊숙이 박힌 칼 탓인가.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