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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밥 May 05. 2021

코로나 사태는 끝나지 않는다

화이자 등 제약사들만 대박친 코로나 1년… 이제는 치료제가 중요한 시기

속출하는변이·항체지속기간·백신2차감염방어력 등 백신 한계 고스란히

‘집단면역’ 단어 쓰지 말아야 주장도… 다시 과거론 못돌아가 전망도

백신 매몰된 대한민국... 독감같은 코로나 풍토병으로 장기 대응책 필요

오명돈 “집단 면역 달성 불가... 중증환자 피해 최소화로 정책 전환” 필요


코로나19는 RNA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이다. 변이가 쉽다. 백신 개발은 변이 때마다 바뀌어야 한다. 백신을 2차례 맞도고 코로나19에 걸린다. 백신 무용론도 대두된다.

꼭 1년전 우려했던 일들이 오늘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나오는 각종 이슈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백신을 맞으면 해외여행도 마스크도 코로나19도 모두 해소 될 것이란 기대는 섣부른 기대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보존하는 핵산은 RNA다. 소위 RNA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다. 문제는 외가닥 RNA는 쌍가닥 DNA보다 월등히 변이가 잘 일어난다는 점이다. 변이가 일어난다는 말의 의미는 상황에 따라선 개발된 백신, 내가 맞은 백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다. 백신을 맞아 만들어진 항체 지속 기간도 아직은 명확치 않다.

국민들이 백신을 맞아 코로나19 사태를 이긴다는 기대도 헛되다. 이제는 매년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백신을 맞아야 한다. ‘영국발·남아공발·인도발’ 등에 모두 효험이 있는 3가 또는 4가 코로나19 백신을 매년 맞아야 될지도 모른다. 

‘집단면역’만 되면 모든 것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란 기대들이 넘쳐나지만, 의학계에선 ‘집단면역’이란 용어가 대중을 혼란스럽게 할수 있기에 사용치 말자는 주장도 나온다.

최악의 상황은 점점 더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19의 토착화와 그에 따른 피해 최소화로의 대응 방식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다. 백신보다 치료제가 더 각광받을 시기 도래도 임박했다.

▶제약사들, 백신 집중 이유는 ‘70억 지구 시장’ 노림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안타깝게도 RNA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크게 DNA 바이러스와 RNA 바이러스 두가지다. 콜레라와 수두, B형 간염이 DNA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이다. RNA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은 코로나19를 포함해 HIV, 신종인플루엔자 등이다. DNA 바이러스는 이중나사 특성 덕분에 분자의 안정성이 높고 두가닥에 동일한 유전 정보를 보관하기에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에 비해 RNA는 분자의 안정성이 낮고 정보 손실 때 복구가 불가능하다. 바이러스 퇴치를 목표로 하는 인간의 입장에선 안정성이 높아 타깃이 명확한 DNA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 퇴지가 쉽다. 반대로 불안정성이 큰 RNA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 퇴치는 어렵다. 근본적으로 코로나19는 퇴치가 어려운 종이다.

사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초기인 지난해 3월까지만해도 전세계 제약회사들은 ‘백신이냐, 치료제냐’의 두 갈림길에 서있었다. 어느쪽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 하느냐를 사이에 둔 고민이었다. 지난해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였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광을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전 세계 제약사들은 일제히 치료제보다는 백신 개발에 열을 올렸다. 이유는 명확하다. 돈이 더 되는 시장이 바로 백신 시장이기 때문이다. 변이가 쉽게 일어나는 RNA 바이러스라는 점도 치료제보다 백신에 열을 올린 이유다.

백신 시장의 규모는 치료제 시장보다 월등히 크다. 변이가 쉽게 일어나는 RNA 바이러스의 특성 덕이다. RNA 백신은 변이의 용이성 탓에 매년 또는 새로운 변이가 일어날 때마다 백신을 맞아야 한다. 아픈 사람만 맞는 것이 아니라 정상인들도 맞는 것이 백신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1년여 기간 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된 누적 감염자 수는 12만여명이다. 이에 비해 백신을 맞은 한국인의 수는 이미 3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한국 정부가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백신의 수량 역시 5000만명분이 넘는다.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에게만 필요한 치료제(12만명분)보다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까지 모두 맞아야 하는 백신 시장은 규모 면에서도 월등히 크다. 구조적이다.

각 국 정부가 앞다퉈 ‘집단면역’을 강조하는 것도 결과적으론 모두 제약사들의 이득으로 오롯이 귀결될 전망이다. 치료제 시장보다 더 큰 시장인 백신 시장이 열리기를 간절히 원하던 터에, 아예 70억 인구가 모두 백신을 맞도록 하는 ‘지구 시장’이 제약사들에게 열린 것이다. 코로나19로 겁을 집어먹은 각국 정부들이 ‘코로나19를 반드시 극복한다’면서 집단면역을 강조할 수록 백신 제조사들은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변이 바이러스가 워낙 빠르게 번져나가면서 백신 개발사들은 ‘백신 무용론’에 대답해야 할 차례가 됐다는 점이다.

▶이스라엘發 ‘화이자백신 무용론’= 전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에선 백신을 2차례 맞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된 사람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걸린 것이 확인됐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기존 백신들이 얼마나 감염 방어 효과가 있는지는 그간에도 의문 사항이었다. 그랬던 물음표가 백신을 맞은 사람들조차 변이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감염되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스라엘 사안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외 여행이나 해외 이동을 자제 하는 것과 달리 이스라엘은 높은 백신 접종률을 믿고 일찌감치 샴페인을 터뜨린 국가여서다. 불가피한 이동 외에 관광·여행을 목적으로 해외를 다녀오는 용감함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인 것이 바로 이스라엘 사람들이다. 다행히 그들의 용감함은 ‘백신 무용론’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지난 5월 3일 현재 이스라엘 국민들 가운데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들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모두 6건이다. 브라질발 변이(1건), 칠레발 변이(1건), 인도발 변이(4건) 등이다. 이스라엘 국민들이 맞은 백신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만든 백신으로 알려진다. 이스라엘 내에선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19건 추가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가 변이종에 감염됐다. 위 사례들이 말하는 것은 기존에 보급된 화이자 백신으로는 변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 국민의 50%가 넘는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해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가진 국가다. 이스라엘은 최근 감염자 수가 두자리수로 줄어들었는데 이 역시 백신 효과가 입증됐다는 설명이 붙어 언론에 보도됐다. 문제는 전세계 최초로 국민 절반 이상이 백신을 맞으면서,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된 첫 국가 역시 이스라엘이 됐단 점이다.

▶한국도 변이바이러스 몸살= 한국 역시 변이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4일 질병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변이 3종(영국·남아공·브라질) 확진자는 평균 15%에 이른다. 100명 가운데 15명은 우리가 아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인 영국·남아공·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말이다.

총 누적 확진자는 영국 변이 551명, 남아공 변이 71명, 브라질 변이 10명이다. 새로 확진된 97명 중 해외 유입 사례는 22명이며 나머지 75명은 국내 지역 감염 사례다. 국내 확진자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비율은 3주 전(4월 5~12일) 7.2%에서 2주 전(4월 20~26일) 15.8%, 지난주(4월 27~5월 3일) 14.8%(656건 중 97건)가 돼 최근 2주 사이 2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특히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무서운 이유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대비 감염률이 50% 이상 더 높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들 바이러스는 기존의 백신을 무력화하는 기제도 장착하고 있다. 백신을 맞더라도 또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이를 막아낼 수 있는 면역력을 기대키 어렵다는 점이다. 울산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전체 코로나19 감염자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넘어서는 우세종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잇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해외에선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를 넘어서는 우세종으로 확인된 사례가 많다. 가깝게는 일본 역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구적 차원에서 보더라도 변이 바이러스가 점점 더 널리 퍼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창궐은 기존 백신의 쓸모가 적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또한 이는 애초 ‘백신이냐, 치료제냐’의 갈림길에서 전세계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에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을 쏟아넣은 것이 결과적으로 패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치료제 시장보다 최소 100배 이상 큰 백신 시장을 선점하려다 바이러스로부터 되치기를 당하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RNA 바이러스가 가진 변이의 용이성을 시장 확대의 기회로 보고 달려들었던 제약사들의 행태가 결과적으론 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사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음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볼 수도 있다.

▶韓 정부 “집단면역 달성불가” 공언=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에선 ‘집단면역이 달성불가한 목표’라는 공언이 나왔다. 변이 바이러스가 많기 때문에 백신을 2회이상 접종한 국민이 70%를 넘는다 하더라도 집단 면역에 도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주장이다.

오명돈 위원장(왼쪽)은 지난 3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집단면역은 달성 불가능 하다고 말했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3일 “집단 면역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많은 국민들은 집단면역에 도달하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마스크를 벗고,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세계 여행도 격리 없이 자유롭게 다닌다고 믿으며 그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접종률 70~80% 도달로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거리두기를 종료하는 일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한국 집단면역’을 목표로 세웠던 문재인 정부의 발표와는 다소 결이 다른 내용이다. 그러나 오명돈 위원장의 발언은 이미 해외에선 상당히 많은 학자들에 의해 공론화를 거친 상태의 발언이다. 더이상 과거와 같은 자유로운 해외여행이나 마스크 없는 삶을 꿈꾸기는 불가능 하다는 것은 학자들이 내린 잠정적인 그리고 공식적인 전망들이다.

실제로 미국의 파우치 박사(바이든 정부 코로나19 대응 사령탑)는 최근 백악관 브리핑에서 “집단면역이라는 개념 자체를 쓰지 말자”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19 데이터 전망모델을 개발한 과학자 구유양(Youyang Gu)은 자신의 예측 모델 이름을 ‘집단 면역으로 가는길(Path to Herd Immunity)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Path to Normality)’로 바꿨다. 구유양 박사는 자신이 코로나19 예측 모델의 이름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백신 지체현상’,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 ‘어린이 백신 개발 미비’ 등 3가지를 꼽았다.

▶백신 대신 치료제 시대= 오명돈 위원장 발언의 행간을 잘 살펴 추론하면 그가 주장하고 싶은 바도 보인다. 내가 읽은 행간은 ‘이제는 백신 대신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이는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발언이다.

사실 오명돈 위원장의 ‘집단면역 불가’ 주장은 현재까지 나온 백신들의 한계 위에 서있다. 예컨대 현재까지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지속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백신은 ‘항체 형성률’로만 백신의 효과성을 평가해왔다. 누구도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엔테크, 얀센이 만든 백신의 항체 지속 기간을 모른다.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친 후 불과 3개월만에 다시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례도 나왔다. 항체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백신 폭주’ 과정에서 묻혔다.

변이 바이러스도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최초 변이 바이러스가 보고된 곳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이었고, 그 다음이 영국이었으며 이후에는 순서를 알기 어려울만큼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다. 현재까지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의 수는 영국과 인도 등을 포함해 줄잡아 10여개 가량이나 된다. 이 가운데엔 기존 코로나19 백신에 의해 방어가 되는 바이러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예컨대 2차 접종까지 마친 이스라엘 국민들이 걸린 칠레발 변이나 인도발 변이는 기존 백신으론 막기가 어렵다는 것이 통설이다.

오명돈 위원장은 그러면서 ‘중환자 피해 최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환자 피해는 주로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들이 많은데, 이를 위해 백신 접종을 중증으로 번질 위험이 큰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명돈은 “우리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근절하기 위해 모든 사람에게 독감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도 방역의 목표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근절이 아니라 사망을 포함한 코로나19 피해자를 최소화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도 강조했다.

오명돈 위원장은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코로나19 사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려면 백신을 맞게 하는 방식과 함께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해서도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살펴야 한다. 백신은 사회적으로 치러야 할 비용이 비싼 사안이지만, 치료제는 정말 필요한 이미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약이다. 난사와 정밀사격의 차이랄까.

▶백신이냐 치료제냐... 이제는 치료제가 필요한 시점=

대한민국에서 모기를 모두 박멸하는 데엔 돈이 많이 들지만

대한민국에서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엔 그보다 훨씬 더 적은 비용이 들어가는 이치와 유사하다.

▶네이처는 지난 3월 ‘집단면역이 아마도 불가능한 5가지 이유’를 게재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07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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