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솔한 고민과 해답
아침이 밝았다. 부엌 창으로 비치는 부드러운 햇살이 예준과 예온의 머리 위로 내려앉아, 식탁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엄마는 이미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아이들에게 줄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양배추에 요거트 소스, 새콤한 사과 반쪽,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떡 한 조각 계란하나와 호두와 아몬드가 들어간 요거트가 식탁에 놓였고, 그 향기는 거실을 가득 채웠다.
아이들은 식탁에 앉아 아빠를 기다리며, 한껏 기대에 찬 눈빛으로 아빠를 바라보았다. 아빠는 늘 아침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내며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아이들은 마음속으로 기대했다.
아빠는 아이들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얘들아, 오늘 아침엔 조금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해 볼까?"
예준과 예온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너희들은 새로운 장소에 가거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 걱정되기도 하지? 그런데 이 걱정이라는 감정이 과연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 아니면 오히려 방해가 될까?"
그의 말이 끝나자, 식탁 위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예준과 예온은 아빠의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생각에 잠겼다. 아빠는 그들이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주며 조용히 그들을 지켜보았다.
아빠는 웃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예를 들어 너희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처음으로 발표를 해야 했을 때나,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야 했을 때, 조금 무서웠거나 긴장됐던 적이 있었을 거야. 그때 걱정이 되는 기분이 있었지?" "그럼 궁금한 게 있어. 그 걱정이 너희가 발표를 잘하거나 혹은 친구 관계사 잘되도록 도와줬을까? 아니면 그냥 걱정하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게 더 나았을까?"
아이들의 생각이 깊어졌다. 마침내 예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난 걱정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 그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빠는 예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렇게 생각하니?"
예준은 아빠의 질문에 진지하게 대답했다. "걱정한다고 미래가 바뀌진 않잖아요. 그리고 걱정하다가 시간이 다 흐르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니까요."
아빠는 예준의 말을 곱씹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 시간이 흐르면 안 된다는 말이구나. 왜 그럴까?"
예준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걱정만 하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그 상황이 그냥 와버릴 수 있으니까요, "라고 설명했다.
아빠는 예준의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걱정하다가 얼음처럼 되어버리는 거구나, " 그는 조용히 되뇌었다.
예준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사람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걱정해서 뭐해요?"
아빠는 그 말에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죽을 수도 있다고? 그게 무슨 말이니?"
예준은 그 상황을 이미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걱정하다가 갑자기 전쟁이 날 수도 있고, 사고가 생길 수도 있잖아요."
아빠는 예준의 대답에 깊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거구나?"
예준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빠는 이번엔 예온을 향해 부드럽게 물었다. "그럼 예온이는 어떻게 생각하니?"
예온은 잠시 고민하더니, "나는 걱정이 도움이 될 것 같아, "라고 대답했다.
아빠는 미소를 지으며, "왜 그렇게 생각하니?"라고 물었다.
예온은 신중하게 생각한 뒤, "걱정하면 준비할 수 있잖아요, "라고 답했다.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어떤 준비 말이니?"
"일이 일어나는데 어떻게 할지 생각하면서 준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잖아요, " 예온은 자신 있게 대답했다.
아빠는 예온의 말을 천천히 되새기며 물었다. "예온이 말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구나?"
"응, 그리고 준비를 하면 더 잘할 수 있어요, " 예온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준비를 하면서 마음이 조금 힘들 수도 있겠네?"
예온은 조금 더 진지해지며 대답했다. "어쩔 수 없죠. 참아야죠."
아빠는 두 아이를 번갈아 보며 대화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럼 정리해 보자면, 예준이는 걱정해도 변하는 게 없으니 걱정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고, 예온이는 몸과 마음에 준비를 할 수 있으니 걱정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네?"
두 아이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대답은 확신에 차 있었다. 식탁 위에는 다시 한번 조용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아빠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아빠는 예준에게 물었다. "그럼 예준아, 걱정을 안 했을 때 생기는 문제점은 뭐가 있을까?"
예준은 잠시 생각하더니, "준비를 할 수 없다는 거요, "라고 대답했다.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마음의 준비를 말하는 거니?"
"응, " 예준이 대답했다.
"준비를 할 수 없으면, 일이 닥쳤을 때 어떻게 될까?" 아빠가 물었다.
"잘 안 될 거예요, " 예준이 진지하게 대답했다.
아빠는 예준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 "서툴게 된다는 거네?"
예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럼 준비가 안 되는 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아빠가 물었다.
예준은 조금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걱정하기 전에 미리 준비하면 안 될까요?"
아빠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 준비한다면 걱정이 조금 줄어들긴 하겠지?"
예준은 동의하며 말했다. "응."
아빠는 이번엔 예온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그럼 예온아, 걱정했을 때 생기는 문제점은 뭐가 있을까?"
예온은 잠시 생각하더니, "마음이 힘들어져요, "라고 대답했다.
아빠는 예온의 대답을 곱씹으며 물었다. "마음이 힘든 거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냥 시간이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 예온이 진지하게 대답했다.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긴장하면서 준비를 하면 된다는 거네?"
예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 맞아요, "라고 대답했다.
아침의 대화는 점점 깊어졌고, 식탁 위의 음식은 어느새 다 비워져 있었다. 아이들은 여전히 아빠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빠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럼 예준과 예온이는 걱정을 하는 편이니, 안 하는 편이니?"
예준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난 중간이요."
예온은 조금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난 안 하는 편이에요."
아빠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다는 거네? 그럼 걱정하는 일과 안 하는 일은 뭐니?"
예준은 잠시 생각하더니, "가족들이 내가 만든 건담을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떻게 하지? 그런 걱정이랑, 내 생일이 곧 다가오는 건 걱정 안 해요, "라고 대답했다.
아빠는 예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내가 만든 결과물에 대해 평가하는 게 걱정되는구나? 생일 같은 건 걱정할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예준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그 웃음 속에는 아빠의 말에 대한 동의와 안도감이 섞여 있었다.
아빠는 예온을 바라보며 물었다. "예온이는 어때?"
예온은 자신 있게 대답했다. "나는 걱정 안 해요."
그러자 예준이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 걱정 많이 하잖아."
예온은 그 말을 듣고는 활짝 웃으며, "오늘도 아침에 입에 빵을 물고 하루를 시작하고~"라며 노래를 흥얼거리며 화장실로 향했다. 그의 발걸음은 경쾌했고, 아빠와 예준은 그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아빠는 예준과 예온에게 조용히 말했다. "얘들아, 우리가 살아가면서 걱정하는 일의 대부분은 일어나지 않고, 나머지는 준비하면 대처할 수 있다고 했지? 그러니 걱정될 땐 '일어날 일인가? 준비를 하면 되는 건가?' 잘 생각해 봐."
예준과 예온은 아빠의 말을 깊이 새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 햇살은 여전히 식탁 위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고,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오늘 아침의 대화가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그들은 아빠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마음속에 작은 다짐을 했다. 앞으로 걱정이 생길 때마다, 오늘의 대화를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