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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욱 Nov 29. 2023

홋카이도 설국 여행을 준비하며.

 "얘들아, 우리 홋카이도 갈래?"

 우리 가족이 해외여행을 시작한 건 'EBS 세계 테마 기행 홋카이도 편' 나오는 어느 여행가의 모습에 매료되면서부터였다. 한적한 겨울 호수에서 노천 온천욕 기면서 세상 다 가진 사람처럼 행복해 보였다. 발가벗고 온천욕 하던 그 사람 옆에서 유유히 떠 다니는 수많은 백조들도 이색적인 풍경이어서 기하 부러 10번은 다시 본 것 같다. 그날 이후 나는 홋카이도라는 동네에 푹 빠져버렸다.


'방귀 뀌 똥 싼다'현을 가끔 쓰는데,

테마기행수도 없이 돌려보며 방귀만 끼다가 결국 아이들에게 해외여행 가자는 말을 하며 똥을 싸버렸다.


"얘들아, 우리 홋카이도 갈래?"

"거기가 어딘데? 아빠"

"일본이야 일본. 우리나라 바로 옆에..."  구글 지도앱을 열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바깥세상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들과 딸은 CD 클리닝 작업용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했지만, 설거지하던 아내가 초장부터 초를 치려던 건지 아님 현실을 직시하라는 말을 하려던 건지 다소 의도가 불순한 말로 관심을 보였다.


"놀러 갈 돈이 어디 있노?"


매달 조금씩 모아 오던 여행 통장 잔고로는 비행기 티켓도 살 수 없었고, 우리 가족이 처음 해외여행을 가기 전 맞닥뜨렸던 장애물이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듯 몇 년 동안 적립해 오던 연금보험과 각종 건강보험을 전부 해약하고 항공권부터 사버렸다.


"애들이 평생 쓸 돈을 물려줄 것도 아니고, 차라리 평생 간직할 추억이라도 남겨 주자"

보험을 해약하기로 결정하던 날, 아내가 했던 말 사고를 치기에 더없이 좋은 최고의 변명이었다.


음 떠나는 해외여행인 만큼 준비도 철저하게 했는데 입시 준비를 이렇게 했더라면 할 정도로 카이도 여행 준비에 영끌했다.


TV에 나오는 장소를 필수코스에 넣고 그 갈 만한 곳을 최대한 많이 조사했다. 도서관에서 홋카이도 관련 책이란 책은 모두 읽었고, 틈틈이 여행 블로그에 있는 후기도 읽었다. 여행 스케줄과 경로를 구성하는데 구글 지도와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교통편과 숙박 일본관광공사 홈페이지와 어플 도움을 받았다.

준비 기간 거 1년이었는데 현지에서 변수가 끝없이 생겨 변경되는 일정도 많았다. 준비하는 재미 또한 실 못지않게 좋았고, 내 인생 통틀어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살았던 적이 또 있었나? 싶을 만큼 무언가에 푹 빠졌.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것처럼 내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떠나는 설렘과 행복을 매일 느끼면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이미 나에게 많은 행복을 주고 있었다.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 우리 가족 모두에게 로운 도전이으며 설렘 그 자체였다. 홋카이도 여행을 시작으로 아시아 여러 나라와 호주, 뉴질랜드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를 주었기 때문이다.


홋카이도 7일 여행경로

김해공항 - 신치토세 공항 - 삿포로 - 오타루 - 노보리베쓰 - 구시로 - 아칸 국립공원 - 가와유 온센 - 소운쿄 협곡 - 후라노 - 신치토세공항 - 김해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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