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다음 시간을 기대합니다.
해산
죽음 일주일 전 당신
세운 침대에 점점 옆으로 기울어지는 몸을 기대고
굳어가는 입술을 애써 움직여 말했다
여기서 낙이 뭐가 있냐
텔레비전 보는 게 낙인데 고개 좀 세워줘
텔레비전을 끄지 않는 당신의 아들은 아빠를 닮았어요, 하마터면
농담이 튀어나올 뻔했다
죽는 순간까지 오락의 끈을 놓지 않았던
마음 하나
팔십칠 년 사랑의 흔적 두 시간도 안 돼 훌훌 태우고
뽀얀 가루로 남은 당신
하여간 재밌게 살아라 다른 거이 없다
당신이 타는 동안 당신의 말들도 함께 불에 타고
내게는
가장 자주 했던 말, 한 마디가
가루처럼 소복이 남아
투명한 걸음 뒤에서 흩날리고 있었다
텔레비전보다 재미있어야 하는 나라로 가는 당신의 걸음 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