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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Nov 18. 2024

나의 비타민

이름도 이쁜 마카롱

20대 때에는 이쁜 사랑을 꿈꿨고

30대 때에는 유럽 여행을 꿈꿨고

현재 40대에는 아무것도 꿈꾸지 않는다.

쓰다 보니 슬퍼져서 잠시 키보드를 멈췄다가 

그래도 행복한 시절을 읊조려본다.     


회사에 취업 후 20대 중반에 처음 해외여행을 가봤다.

첫 여행지는 프랑스 파리

파리에 가면 거리마다 샹젤리제가 퍼지는 줄 알았고, 

봉쥬르와 볼뽀뽀가 거리에 난무할 줄 알았다.

현실은 지저분한 거리와 비싼 물가.

그래도 기억엔 남는 건 에펠탑과 매우 이쁜 빵들

그 뒤로 나는 문구점에서 여행사진에 빵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하나둘씩 모았다.

특히 사진 속에 있는 알록달록 마카롱은 

보석들도 아닌 것이 나의 마음을 훔쳐가 버렸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30대가 되어 아이를 출산하니

집에 아이와 단둘이 있는데, 나 혼자 고립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아이는 이쁜데 나의 육체는 이미 팔순 노인보다 더 골골거리고 

정신은 뭐 말해 모해 ㅠㅠ

그럴 때 나에게 힘을 주었던 것도 마카롱

집 근처 회사 후배가 

"팀장님 마카롱 좋아하셔서, 사 갖고 왔어요"

"이거 냉동실에 얼려두시고 드시고 싶을 때마다 꺼내서 해동 후에 드시면 돼요"

 "모유수유해도 먹을 수 있죠?"

누가 회사 팀장이 좋다고 집에까지 찾아와서 이런 걸 사다 줄까?

집 방향이 같아 종종 태워줬던 나의 마음이 이렇게 마카롱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나의 마음을 훔쳐간 통통한 마카롱은 지금도 나의 최애 간식 중 하나다.

아쉬운 건  인기의 흐름을 못 따라간 건지 

손이 많이 가서 그런 건지 

애정하던 마카롱 전문점이 하나둘씩 사라진다는 것이다.      


제발  가지 마 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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