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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 참고래 Sep 28. 2021

이 시국의 신입사원

첫 출근은 메타버스에서

어제부로 정식 사원이 되었다. 입사 첫날은 신입사원 환영행사로 시작되었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환영행사는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접속이 가능한 메타버스에서 오전 일정이 이루어졌는데, 가상의 아바타로 만난 동기들끼리 단체사진을 찍고, 팀전으로 OX퀴즈를 수행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내가 속한 조는 가장 재미있는 단체사진을 찍은 조로 선정되기도 했다. 


메타버스를 처음으로 체험해보게 되었는데, 노후화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니 멈춤이 심해 메타버스 내에 구현된 회사의 풍경을 충분히 즐기지는 못했다. 메타버스 내에서 현물거래도 이루어진다는 둥 해괴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조금 기대를 했던 것 같은데, 그냥 사양 낮은 모바일 게임을 하는 느낌이었다. 잘 모르겠다.



코로나 학번 말고 코로나 사번

면접에서 이사님들도 그러셨고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항상 하시는 말씀이 동기들과 친하게 지내라는 것이었다. 일하면서 도움을 주고받을 일도 많고, 앞으로 인맥이 되어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영행사에서 선배님이 말씀하시길, 동기들을 마주할 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사무실로 출근할 일이 있다면 재택근무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필드에서 마주치지 않는 이상 사실상 다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시국에 입사한 우리 사번은 N박 N일로 이루어지는 교육연수도 코로나로 이루어지지 않고, MT도 없고, 회식도 힘들기 때문에 앞으로 다 함께 모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코로나 학번들(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듣고 있는 20, 21학번들)을 보며 불쌍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나도 이제 같은 처지구나 싶다.



재택교육

오늘은 회사에 출근해 사원증과 노트북을 수령했다. 이사님들 앞에서 자기소개도 하고, 동기분들과 처음 얼굴을 마주하기도 했다. 이사님들 중 일본계 클라이언트를 전담하시는 분도 계셨다. 내가 일본어를 한다는 걸 들으시고는 뭐라고 인사를 하셨는데, 긴장해서 제대로 못 들었다. 아마 나도 일본계 기업의 감사에 투입될 것 같다.


앞으로 2주간 비대면으로 교육을 받게 된다. 타임 리포트에는 재택교육이라고 입력된다. 하루 종일 교육을 받아야 하니 딱히 자유로운 건 아닌 것 같다만, 그래도 입사와 함께 시작될 고난을 유예받았다는 느낌이다. 출퇴근 시간이 없으니 시간도 다소 여유롭다. 진짜 출근까지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운동을 해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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