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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rmenPark Jan 22. 2021

'카르멘' '팜므파탈'의 다른 이름

오페라는 어렵다?

오페라! 내용도 길고 어렵다가 연상될 듯싶다. -물론 오페라 애호가 분들도 많으시지만-그래서 음악교사로 근무할 오페라에 대한 수업에의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씨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텐데, 마에스트로 카라얀이 '신이 내린 목소리'라고 극찬한 조수미 씨는 오페라 가수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조금 시간을 내서 관심을 갖는다면 오페라를 좋아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거란 생각이다. 


클래식은 몇 백 년을 이어온 생명력이 긴 음악이고, 즐겨 들을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반찬도 한 가지만 먹으면 영양실조에 걸리듯이, 요즘 대세인 트로트도 즐기면서 오페라를 즐기는 비율을 적당히 안배한다면 정서적 균형감이 조금 더 조화롭지 않을까 싶다. 행복해질 수 있는 여건이 조금 더 다양해진다고나 할까?


오페라 복스(OPERAVOX)
인지도가 높은 오페라 작품 6편을 선정해서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오페라 복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영국의 BBC 방송국에서 주관하고 2년여에 걸쳐서 만들었는데, 길고 어렵게 느껴지는 오페라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스토리를 30여 분으로 압축시켜 놓았지만, 원작의 훼손이 거의 없고, 실제 오페라 무대의 한계성을 뛰어넘는 시공간의 다양한 무대장치는 커다란 미덕이다.

비제의 '카르멘',  풋치니의 '투란도트', 베르디의 '리골레토',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롯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페라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 오페라에 입문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카르멘이 누군지 담박에 알겠죠?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오페라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처럼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음악의 선율을 따라가노라면 쉽게 감동할 수 있는 종합예술 장르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오페라 줄거리는,
아침드라마 뺨치게 막장인 경우가 많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거다.

지극히 통속적인 내용들을
서곡, 간주곡, 아리아, 레치타티브, 중창, 합창 등의 음악으로 포장한 예술이다.

여기서 잠깐, 아리아는 주인공이 부르는 서정적인 노래들을 말하는데, "오페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오페라 중 대중적으로 유명한 아리아들만 모아서 연주하는 "갈라 콘서트"도 오페라를 즐기는데 도움될 듯싶다.


비제(Georges Bizet 1838-1875)의 대표적인  오페라 카르멘(Carmen)은 아름답고 매력적이고

삶을 주체적으로 통제하는 집시 여인 카르멘과, 그를 둘러싼 남자들 특히  호세와의 사랑 이야기이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상우(유지태)의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의 대사처럼 돈 호세는 일편단심인데 카르멘은 그 순간순간에 충실한 자유로운 영혼이다.


 마약, 살인, 삼각관계 등의 만만치 않은 소재로 초연 때는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푸치니의 <라 보엠 La Boheme>, 베르디의 <아이다 Aida>와 더불어 3대 그랜드 오페라로 불리기도 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막 스페인 세비야의 담배공장 광장

담배공장에서 일하는 집시 여인 카르멘과 동료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광장으로 몰려나온다.


"팜므파탈"의 전형으로 묘사되는 집시 여인 '카르멘'은 자신의 매력으로 많은 남성들의 관심을 즐기며, 애간장을 녹인다.

약혼녀 '미카엘라'가 있는 평범한 군인 돈 호세는 처음에는 카르멘에게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는데,  카르멘은 자신에게 추파를 던지는 무수히 많은 병사를 마다하고, 무심한 돈 호세에게 꽃을 던지며 유혹한다.


오페라를 좋아하지 않아도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1막에 등장하는 아리아 '하바네라'

'사랑은 한 마리 들새 같아서'(L'amour est un oiseau rebelle)의 멜로디는 익숙할 것이다.

 '새장 속의 새가 아니라 들판의 새처럼 자유롭다'라는  내용의   뜻을 가진 아리아로,  카르멘의 성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노래이다.


담배공장 동료와 싸움이 붙은 카르멘은 감옥에 가게 되고 자신을 이송해 가던 돈 호세에게 자신을 풀어달라 유혹하고, 결국 카르멘 대신 돈 호세가 감옥에 히게 된다.



2막 릴리아스 파스티아의 선술집


릴리아스 파스티아 술집에서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당대의 뛰어난 투우사 '에스 까미요'도 카르멘의 매력에 빠져 부르던 아리아 "투우사를 조심하세요"라는 후렴구를 가진 "투우사의 노래"를 부르는데 오페라 아리아 중 많은 사랑을 받는 곡으로 유명하다.


감옥에서 석방된  돈 호세는 파스티아 술집을 찾아 카르멘과 재회한다.


3막 산속, 밀수업자의 은신처

밀수업자들 틈에 낀 돈 호세는 행복하지 않다. 마음이 떠난 카르멘에게 집착하나, 카르멘은 왜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느냐고 빈정거린다.  

투우사 '에스 까미요'는 카르멘을 자신의 투우 경기에 초대하려고 산속을 찾아왔다가 돈 호세와 결투를 벌이기도 하는데, 이때부터 조짐이 불길하다.


4막  세비야의 투우장 앞

화려하게 치장한 카르멘이 에스까미요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투우장 밖으로 등장한다.

에스까미요는 투우장으로 들어가고,

질투에 눈이 멀어 기다리던 돈 호세는 마주친 카르멘에게 다시 시작 하자며, 에스까미요를 사랑하냐고  묻는다.

 카르멘은 그를 죽도록 사랑한다고 당신과는 끝장이라고 소리친다. 투우 장안에서 "에스 까미요 만세"라는 군중들의 함성이 들리자, 돈 호세는 카르멘을 칼로 찔러 살해한다. 쓰러진 그녀를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돈 호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음악, 조직된 소리의 시간적 배열

삶 , 의미 있는 순간의 시간적 배열

값진 시간으로의 변화는 개인의 몫"이라는

어느 음대 교수의 말처럼 음악이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건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늘 있는데, 아마도 몇십 년 음악을 가르치던 세월 때문일 거다.


학기초에 학생들에게, 내 이름은 기억 못 해도 "나와의 수업을 통해 음악을 사랑하게 된다면 내 할 도리는 다 하는 거다"라  말했었는데,

그 말이 누군가에게 아직도 주효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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