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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카 Mar 30. 2024

비싼 물감 사서 썼는데 조졌네요

 아크릴화를 그린다면 첫 그림으로 바다가 있고 파도가 있는 절벽 풍경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근데 생각처럼 쉽게 그려지질 않아서 구글에서 사진 검색해 봤어요. 그런데 제 맘에 쏙 드는 사진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절벽은 절벽사진, 바다는 바다 사진을 보며 짬뽕시키니 어딘가 어색한 그림이 탄생했어요. 초보주제에 사진 보고 따라 그려도 모자랄 판에 상상 속의 장면을 그려내려고 하니 잘 될 일이 있나요. 실패다! 하고 물감만 버렸네! 싶었는데, 내 맘에만 들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그림을 마무리하기로 했지요. "그래, 처음치고 잘해쓰~"하며 셀프 칭찬 쓰담쓰담. 그리고 또 하나 알게 된 건 빛에 따라 그림이 달라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갤러리 조명이 중요했구나 하고 하나 또 알았네요. 사진도 그림도 조명빨!




 첫 사진에 주황색 물감이 왜 저리 되었냐면 새로 산 아크릴 물감용량이 적어서 팔레트 안 쓰고 도화지 위에 그대로 물감을 짜서 사용하다가 사고 쳤어요.    


 아크릴 물감은 금방 굳어버리는 성질 때문에 물감 뚜껑을 바로 닫지 않으면 금세 굳는데 하필 그림 그리던 시간에 햇빛이 가장 많이 들어올 시간이어서 아주 잠깐 뚜껑을 개봉했던 것뿐인데 입구가 말랐었는지 안 나오는 물감을 온 힘 다해 쥐어짰더니 확~! 하고 터져버렸지 뭐예요! 옷이며 책상, 바닥, 온 사방에 다 튀고 난리가 난 걸 보고 어떻게 수습하나 잠시 정지!! 다행히 아크릴은 색깔 위에 색깔을 덮을 수 있다는 장 덕분에 아주 자연스럽게 수습할 수 있었어요.


 집에서 그리니 조심조심 그리게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거침없이 팍팍하고 싶은데 튈까 봐 조마조마하는 마음이 있다랄까.


 근데 이제 와서 다시 보니 물감 터진 그림이 더 좋아 보이는 건 왜죠?! 수습하지 말고 그대로 둘 걸 그랬나요 ㅋㅋㅋ



 이번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은 참 인생과 닮았단 생각이 들었어요. 남의 그림을 모방하듯 남이 걸어간 간 인생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해서 그 사람과 똑같은 삶을 살아지는 게 아니라 결국 내 손 끝에서 다른 형태의 그림, 인생이 탄생하는 것, 또 그림을 그리다 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만은 않는 것도 우리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거랑 닮았더라고요. 그리고 그림을 그리다 보면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더 많은데 인생도 그렇잖아요.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더 성장하고 나만의 그림, 나만의 인생길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며 인생을 논하다니, 참 매력적인 작업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계속해서 그려볼게요. 저만의 그림을 만들어 가는 성장 과정을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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