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저물어가고
박 노 빈
해는 저물어가고, 된서리는 다가오고
갈 곳 잃은 늙은 나비의 몸으로
저 거센 북서풍의 나날에 맞설 셈인가
파닥이던 너른 허공, 얼음의 날개
갈 봄 여름 지냈으니
내려야 하는 대단원의 막
뒤돌아보지 마라
여기 눈보라와 큰 추위의 칼끝이 보이지 않는가
어설픈 봄 꿈이
알을 슬어놓고 사라진 곤충들
주머니 속에 씨앗을 남기고 사라진 꽃들
<하얀 축복 속을 달리다> 출간작가
박노빈 시인의 브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