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 포드 모터 컴퍼니 Ford Motor Company의 창업자 헨리 포드가 마부에게 지금 무엇이 더 있으면 좋겠는지 물었더니 마부들은 더 빠른 말, 지치지 않는 말, 튼튼한 마차, 편안한 좌석 등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답니다. 헨리 포드는 마부의 요구사항을 듣고나서 빠른 말이나 더 좋은 마차를 만들지 않고 자동차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기획의 눈을 뜨게 만들어준 책이자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의 필독서라고 생각하는 '린 고객 개발'의 저자 신디 앨버레즈는 고객은 해결책을 모르고 단지 불평불만 말하기 전문가라고 했습니다. 저도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비스는 창업자의 직관으로 만들고 VOC로 디벨롭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직관이 맞는지 틀린 지는 서비스를 만들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맞으면 고객이 서비스를 사용할 것이고 틀리면 안 쓰겠죠.
스타트업의 바이블인 '린 스타트업'의 저자 에릭 리스가 만들기(build) - 측정(esmtimate) - 학습(learn) 3단계 순환을 반복하라고 했습니다. MVP를 작고 빠르게 만들어서 성과를 측정하고 레슨을 얻는 휠을 빠르게 돌리는 것이죠. 회사 다닐 때도 느낀 것이지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계속 시도하면서 오답을 지워가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기획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근무 후기 공유 서비스 이외에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삽질을 시작했습니다.
삽질1. 멘토링 서비스
미용 기술은 도제식으로 배워야 하기 때문에 인턴이 미용실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 못하면 미용사로 성장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인턴이 미용실 밖에서 좋은 멘토를 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멘토링을 할 수 있는 미용사가 인턴에게 커트, 펌, 염색, 마케팅, 고민 상담 등 분야별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는 것입니다. 인턴과 미용사가 수요자와 공급자로서 서비스에 모이는 전형적인 양문형 서비스 구조였습니다. 양문형 서비스는 공급자를 먼저 모으는 것이 정석이기에 멘토가 될 미용사부터 모으기로 했습니다. 필요조건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 이상인 미용사로 정했습니다. 멘토가 본인의 멘토링을 홍보하면서 간접적으로 헤어플래닛이 노출될 것을 기대했고, 추후 멘토링 서비스를 오픈마켓으로 확장했을 때 더 많은 멘토를 모으기 수월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나름 엄선한 10명의 미용사에게 멘토링 서비스의 취지부터 목적, 활용 방법, 혜택,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한 링크 등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를 모두 적어서 장문의 콜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10명을 선정한 건 일단 작게 시작해 보는 의도였습니다. 9명은 읽은 후 무시했습니다. 멘토링의 의미에 대해서 딱히 공감하지 않고 부업에 대한 니즈가 없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1명에게 회신이 왔는데 메시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동문서답이 왔습니다. 그제야 제가 사이버 노가다를 할 때 했던 실수를 반복한 걸 깨닫고 자책했습니다. 멘토링이 고객에게 익숙한 수단이 아니어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설명이 길어졌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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