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듯 짧았던 여행이 지나가고 일상으로 돌아 온 지도 며칠이 흘렀다.
여행 중에는 잘 알기 힘든 가장 좋았던 순간이란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면 위로 올라와 그 추억을 더 꿈같이 형상화 시킨다. 니콜라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보낸 밤과 낮의 시간들, 하루나의 집에서 보낸 밤의 시간들-결국 사람과 보낸 기억, 나누던 대화들이 여행의 깊숙한 곳으로 스며들어 있다.
마도카의 목소리로 녹음된 보사노바 곡을 들으며 우리는 리사 오노를 기억해 냈고 리사 오노의 목소리와 함께 보냈던 시절도 복기해낸다.
지난 여행은 보사노바 같았다. 느릿하고 천천히 흐르는 리듬 속으로 따사로운 목소리가 얹어지고
살짝 나를 잡아끌 듯 착착착- 감기는 악기의 소리. 따뜻한 날씨에 쏟아져 내리는 햇빛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미끄러지듯 흘렀던 골목길에서 평온하고 안정되고 행복했다.
자극적이지 않게 나를 보듬어 주는 편안한 목소리와 리듬- 그리고 인생은 그저 흐를 뿐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해 주리라는 메시지를 담은 가사들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보사노바를 다시 플레이한다. 음악과 함께 마음은 여유로워진다.
그리고 니콜라에서의 그 밤이 기억나면서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