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는 뭐가 있는데요? 6화
# Phnom Penh Business Insight : 캄보디아의 커피숍
아마존, 커피 투데이, 브라운 커피, 파크 카페, 스타벅스, 코스타 커피, 트루 커피, 도이창, 커피빈… 캄보디아에 제가 알고 있는 커피숍 브랜드를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보았습니다. 여기에 뚜레쥬르나 댄스 같은 베이커리 브랜드까지 더하고 제가 알지 못하는 프랜차이즈까지 합치면 캄보디아에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아마 20개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놈펜 포스트에 따르면 프랜차이즈별로 오픈한 카페 수와 함께 개인이 창업한 카페까지 합치면 프놈펜에만 300여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표를 보면 알다시피 아마존이 104개의 점포로 압도적인 매장 수를 가지고 있고 ‘커피 투데이’가 45개, ‘브라운 커피’가 19개로 3위, 파크 카페가 15개로 4위에 랭킹이 되어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12개로 5위를 기록하고 있네요. 재미있는 사실은 태국계 브랜드가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입니다. 표에는 없지만 5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Doi Chang과 Black Canyon, Inthanin, Arabitia, Doi Lor, Chao Doi까지 다 합치면 태국계 커피 브랜드의 캄보디아 커피 시장 점유율은 45%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재미있는 사실! 베트남에서 1,2위를 차지하는 High lands coffee나 Coffee house는 캄보디아 주류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베트남에 대한 국민 정서가 그다지 좋지는 않고, 경제 분야에서도 베트남보다는 태국을 더 친밀하게 여기는 국민 정서가 커피 시장에서도 드러나는 모양입니다. 캄보디아 토종 브랜드인 브라운과 파크 카페가 치열한 커피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사항입니다. 특히 브라운 커피는 2009년 중국계 캄보디아인이 주축이 되어 다섯 명의 청년들이 창업한 프랜차이즈로 해외 유명 매체에도 기사화될 정도로 사업 운영을 잘하고 있습니다.
# 프놈펜 거피 시장은 포화일까요?
‘커피 숍에 자리 잡기 힘드네요?’ '커피 가격이 한국이랑 차이가 없어요~',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출장 오신 한국 분들의 공통된 놀라움의 표현입니다. 실제로 프놈펜의 BKK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주요 커피숍인 스타벅스, 브라운의 경우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 일과 시간에도 손님들로 꽉 차 있을 정도입니다. 가끔씩 업무차 뚤곡에 갈 때마다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는 커피빈도 매번 갈 때마다 손님들로 차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캄보디아의 커피 시장이 포화이냐 아니냐에 대한 생각은 만나는 분들마다 다양하게 갈려 이 점도 재미있습니다.
커피 시장이 포화라는 의견을 내는 분들은 주로 캄보디아 현지인 사업가들입니다. 좁은 프놈펜 시장에서 계속해서 생겨나는 커피숍의 숫자와 프랜차이즈 가맹비 및 창업 비용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사업가들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대한 확대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는 것 같습니다. 문화의 아이콘으로서의 커피 역할을 인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페 업을 해보거나 검토해보셨던 분들은 커피 값은 한국과 큰 차이가 없는데 인건비와 매장 임대비가 한국보다 저렴하다는 단순한 시각으로 보는 분들도 물론 있습니다.
# 문화 공간으로서의 커피숍
캄보디아 커피 시장은 포화일까요에 대한 저의 대답은 ‘아니다’입니다. 실제로 회사 차원에서 커피 산업에 대한 검토를 했는데, 제가 한창 커피를 공부할 때인 2012년 즈음만 해도 한국의 커피 시장 규모는 약 2조 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에도 커피 시장이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는데요, 2020년인 지금 한국의 커피 시장 규모는 얼마일까요? 무려 7조 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매년 커피 시장이 포화다라는 경고가 있었지만 프랜차이즈 커피숍뿐만 아니라 개인 창업 커피숍 모두 나름대로의 운영 철학과 콘셉트, 문화의 공간으로서 그 차별성을 부각하며 시장에서 살아남고 있습니다. 동네, 지역의 살롱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캄보디아에 커피 문화가 정착된 지는 불과 10년이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캄보디아에서 오래 산 교민께서 2008~9년도 때만 하더라도 시내에 커피숍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프놈펜에만 300개만 넘게 들어섰으니 그 성장 속도는 매우 가파릅니다. 캄퐁 수프, 캄퐁참, 캄퐁톰 등 지방 출장을 갈 때마다 들리는 아마존 커피숍은 교복을 입은 학생 손님들과 지역 주민들로 가득한 데 삼삼오오 휴대폰을 들고 게임을 하거나 어떤 문서를 들고 논의를 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지방에서도 공간을 매개로 한 커피 문화가 조금씩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캄보디아의 소득 증가와 중산층의 성장이 계속되는 한 캄보디아의 커피 시장은 그 가능성이 계속 크다고 보고 있고 특히 젊은 인구가 많은 인구 구조는 커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여 줍니다. 하지만 그만큼 문화 트렌드와 가격에도 민감하다 보니 문화 공간으로서의 커피숍을 현지에 어떻게 녹일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잘 세워야만 합니다. 한국의 토종 커피 브랜드인 카페베네가 캄보디아에 진출한 지 3~4년 만에 철수한 부분은 단순히 한국의 프랜차이즈를 가져와서 한국식으로 운영하는 점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려 줍니다. (물론 한국 모기업의 완전 자본잠식이라는 경영난과 해외 사업 철수 결정도 그 원인이 있습니다).
이상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