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 8월은 좋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님들과 함께 작업한 책을 출간했고, 그분들과 북토크 무대에서 가슴 벅찬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대학원에서 좋은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잊지 못할 생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이들로부터 평범한 일상을 반짝이게 해주는 크고 작은 선물과 감동을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은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는 법.
사실 출간 이후 북토크를 앞두고 한동안 마음 무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갑작스러운 친구의 죽음과 친한 지인들의 힘든 소식을 많이 접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부모님 혹은 남편이 죽음과 가까워졌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열흘동안 다섯 명에게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북토크를 며칠 앞두고 가족들과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휴가의 마지막날 여행지에서 예전에 눈여겨봤던 검은색 원피스를 주문했습니다. 그동안 장례식장에 간 적이 그리 많지 않다 보니 여름에 입을 검은색 옷이 마땅한 것이 없었습니다. 옷장엔 옷이 종류별로 그렇게나 많은데도.
며칠 후 도착한 원피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선 순간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지그시 감았던 눈을 떴을 때 마주한굳은 얼굴을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잠시 후 입가에 미소를 지어 얼굴에 온기를 담았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미소가 말해 주는 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