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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eong Feb 01. 2023

그, 간판

23년 2월 1일, 출근길

느리게 걷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 날이 많아질수록 고개를 들어 간판을 볼 기회가 많아지는데, 세상에는 희한한 광고물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출근길에는 대머리 아저씨가 옆으로 붙은 간판에 인쇄되어 있는데, 심지어 얼굴 부분의 형광등 세 개만 꺼져있어 한층 더 슬퍼 보인다.) 광고물들도 트렌드가 있는 것 같다. 요즘의 간판은 형광등보다는 돌출형, 글자만 부착되어 있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예전에는 세련되어 보이던 이 글자들이 요새는 꽤 진부하다고 느껴진다. 소수남은 형광등형 간판들, 그러니까 대머리 아저씨가 환하게 웃고 있는, 다소 예스러운 간판들은 보기 귀하기 때문에 눈길이 머문다.

출근합니다, 오늘도

입춘이 곧이다. 머잖아 동이 트는 시간이 출근 시간과 겹칠 것이며 간판은 불을 켤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대머리 아저씨의 얼굴만 어둠이 그려진 그 간판을 볼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조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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