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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차 Jun 11. 2022

독야청청

자전거가 램프에게 속삭이고 있다 

있잖아, 나는 너처럼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고 싶어 

나는 그저 굴러만 갈 뿐 - 

그러나 자전거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주인이 그를 

매섭게 끌고 갔다 


전생에 우리 모두 자전거였을까 

아니, 그렇지 않다면 램프는 너무 밝아서 

영원의 조각들로 부서졌을 텐데 


소년이 분수 사이로 뛰어간다 

분수는 비가 오는 날에도 분수일 것이고 

소년이 흘리는 눈물은 비처럼 쏟아지는 것일까 

분수처럼 쏟아 오르는 것일까 


저기, 공원이 있다 

공원에 다가갈수록 공원은 다른 공원들을 집어삼킨다 

나는 공원 벤치에 앉고 

공원은 나를 집어삼킨다, 그리고 


"신비로워지고 싶으면 

영원의 조각으로 네 얼굴에 흠집을 낸 뒤 

자전거를 타 봐" 


내가 나를 집어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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