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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저만치 앞서간다

내 목소리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

내 심장박동수를 세줄 사람이 필요해.

내 혈관에 가슴을 대고 잠들어 줄

그대가 필요해.


외롭다는 말조차도 더 이상 외롭지 않아.

갈 곳 몰라 두리번거리다

차츰 도깨비처럼 달려드는 건물 틈에서

울음을 토해내던 네 살 적 어린 내가 보여.

무얼까...


도무지 내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는

이... 이... 고통은...

봄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코끝에서 흐르는 피.

비릿한 내음이 온몸을 적시며

한없이 빠져드는 늪이여~


외로움의 극치란 무엇일까.

남극점이라면 가실까?

시커멓게 타 죽은 고도(孤島)라면 차라리 치유가 될까?

봄은 저만치 앞서 간다.


흐르는 코피를 닦을 새 없이

내 뒤통수를 가격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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