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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터리 Mar 10. 2024

삶에는 다양한 잡음이 있다.

다큐를 지키고자 하는 한 명의 제작자 이야기

안녕하세요. 예전에는 혼자서 일기 쓰듯이 글을 적었지만, 이제는 좀 이 글을 읽는 분들과 대화를 하는 느낌을 가지고 싶어서 문체를 바꿔보았습니다.


저는 유튜브 콘텐츠를 좋아합니다. 쉬는 날은 누워서 유튜브 콘텐츠만 보는 날도 있습니다. 장르도 다양하게 봅니다. 자투리 시간에 쇼츠를 보기도 하고, 배고플 땐 먹방을 보기도 하고 잠들 때는 ASMR을 보기도 하고, 다양한 방송 클립도 유튜브를 통해 보고는 합니다. 근데 이 재밌는 영상을 한 번에 끝까지 못합니다. 한 영상을 보고 있다 보면 그 아래 더 재밌어 보이는 영상이 눈에 들어와서 클릭해서 또 다른 영상을 보고 그렇게 하나의 영상을 끝까지 보지 못합니다. 도파민이 뿜뿜 터지는 유튜브 콘텐츠도 이런데, 아주 잔잔한 장르인 다큐멘터리는 좀 다를까요? 


예상하신 대로 끝까지 보지 못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저뿐만 아니라 여러분도 하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텔레비전을 볼 때는 프로그램이 끝나거나 조금 지루하면 손으로 리모컨을 잡아 채널을 돌렸지만, 지금은 내가 보고 있는 콘텐츠보다 더 눈길이 가는 콘텐츠가 있으면 손가락 하나로도 바로 다른 콘텐츠를 클릭합니다. 그런 면에서 다큐멘터리를 콘텐츠 세계에서 조금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속도가 느리고,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예전보다 힘들어졌으니까요.


그러다 문득. 이 다큐멘터리가 처한 상황이 우리의 삶과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우리 삶도 속도가 느리고, 대부분 평범하게 흘러갑니다. 꼭 다큐멘터리처럼. 하지만 우리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다른 콘텐츠의 눈길이 가듯이, 우리의 삶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삶,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 등 잡음에 흔들리기도 합니다. 인스타그램의 다양한 웃음들 그리고 누군가의 오지랖 넓은 충고들, 지나버렸지만 떠나지 못한 인연들. 이 모든 것이 잡음처럼 우리 인생을 살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저도 그랬다고 고백합니다. 저도 그 잡음에 끊임없이 흔들리고, 저도 제 인생만을 바라보면 그렇게 대담하게 살지 못했습니다. 저는 자기 확신이 부족했습니다. 제가 하는 일, 제가 하는 말, 제가 하는 행동 모두 다. 저를 믿지 못해서 잡음에 흔들렸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는 믿음도 그중 하나입니다. 다큐멘터리가 전망하기가 좋지 않아서 다큐멘터리를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큐멘터리 말고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했습니다.


그 잡음을 멈추고 제 삶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사람들이 잘 보지 않고, 다큐멘터리가 사라지는 이 상황에서 그냥 앉아서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닌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도 지금, 이 상황에서 다큐멘터리에 쓰임 또는 역할에 대해서 찾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큐멘터리에 담은 진심이 여러분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여러분 삶을 힘들게 하거나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그런 잡음이 있나요? 그렇다면 조금 일단 잡음만 꺼두셔도 집중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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