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무용론
수 오빠랑 강변을 산책했다.
오빠랑 옛날에 '영상과 음향' 수업 때 이야기를 하다가 오빠의 작품에 나왔던- 그리고 내가 연주했던 에피톤 프로젝트의 '봄날 벚꽃 그리고 너' 라는 노래 얘기가 나왔다. 오빠는 그 노래를 좋아했던 이유가 당시 즐겨들었던 신형철 평론가의 팟캐스트 오프닝에 그 노래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그 팟캐스트에서 좋아하는 화를 들려주었다.
신형철 평론가는 잔잔한 목소리로 헤밍웨이의 말을 인용했다. 매일매일 진실된 한 문장을 쓸 것. 우리가 할 일은 그것 뿐이라는.
헤밍웨이의 말도 좋았고 신형철 평론가의 목소리도 좋았고 오빠와 헤밍웨이의 말을 함께 듣고 있는 순간도 좋았다.
“이 팟캐스트 지금은 안 하나?”
“이거 2015년에 하던 거야.”
“칫.. 전에 내가 좋아했던 빨간책방도 지금은 사라졌는데.. 돈이 안 돼서 그런가.”
“그러게. 우리는 돈이 안 되는 것만 사랑하나봐.”
오빠의 말이 좋아서 계속 되뇌었다. 우리는 돈이 안 되는 것만 사랑한다.
어쩌면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움은 무용함에서 생기는 거니까.